MMF 머물던 글로벌자금, 주식·채권으로 '大이동'

글로벌 투자자들의 단기 운용자금 성격의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지난주 사상 최대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주요 국가들의 출구전략(금리 인상 등을 통한 시중 유동성 축소) 시행 우려로 MMF에 머물며 갈 곳을 찾지 못했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MMF에서 대거 빠져나와 신흥국 주식이나 글로벌 채권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증권과 펀드시장조사기관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지난주(11~17일) 글로벌 MMF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612억달러가 순유출(유출액에서 유입액을 뺀 것)됐다. 이는 올 한해 주간 평균 유출금액(194억달러)의 세 배가 넘는 규모다. MMF에서는 10주 연속 자금이 유출돼 올 들어서만 2560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신흥국 주식형펀드에는 지난 한주 17억5800만달러 자금이 유입돼 9주 만에 최대 금액의 투자자금이 들어왔다. 아시아지역펀드에도 7억3000만달러가 들어왔다. 특히, 한국에만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9000만달러가 유입돼 작년 10월말 이후 22주 만에 최대 금액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 덕분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한주 동안에만 한국 주식시장에서 1조7000억원어치의 주식을 매수했다.

MMF에서 유출된 돈은 신흥국 주식뿐 아니라 선진국 채권이나 주식형펀드로도 흘러가고 있다. 미국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에는 각각 35억달러와 27억달러씩 자금이 유입됐다. 이 같은 글로벌 MMF 유출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유럽·미국·일본 등 주요국이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MMF에 머물던 투자자금이 글로벌 주식과 채권으로 이동해 주식·채권가격이 동반 강세를 띠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