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면 지구 3바퀴… '길 위의 삶' 부보상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2010 충남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4월 26일까지 충청남도의 부보상(負褓商)과 장시(場市)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특별전 '부보상, 다시 길을 나서다'를 연다.

보부상이라고도 불렸던 부보상은 상품을 등짐이나 봇짐으로 싸서 가지고 다니며 어디든 가리지 않고 찾아가는 행상이었다. 늘 정처 없이 걸어 다닌 탓에 이들의 인생은 '길 위의 삶'이란 별명을 얻었다. 19세기에 모시 생산으로 유명했던 충남 저산팔구(苧産八區) 지역의 부보상은 각 마을의 5일장을 돌아다녔던 거리를 고려했을 때 한 달에 약 397㎞를 걸었던 것으로 계산된다. 30년 동안 부보상 생활을 한다면 지구 3.6바퀴를 도는 셈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충남에 현존하는 부보상 단체들이 소장한 부보상 유품과 저산팔구의 상무사(商務社) 유품 등 중요민속자료로 등재된 것을 포함해 총 250여건의 유물과 자료를 전시한다. 또 충남 내포(內浦) 지역에서 장시에 이르는 이동통로를 형상화해 부보상이 걸었던 길을 재현했다. (02)3704-3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