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스팩주 과열… '폭탄 돌리기'도

최근 증시에 새롭게 선보인 이른바 '스팩주(株)'가 매매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팩(SPAC)은 장외기업을 인수·합병(M&A)할 목적으로 자금을 모아 상장하는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기업)를 말한다. 현재 합병 실적이 있는 스팩이 전무한데도, 스팩주는 실적과 상관없이 개인의 집중 매매 속에 연일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미 투자자가 스팩주를 섣불리 추격 매수하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이달 들어 잇따라 상장한 대우증권스팩·미래에셋증권스팩1호·현대증권스팩1호는 23일 증시에서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2일 상장된 미래스팩은 8거래일 가운데 7거래일 상한가를 기록, 주가가 공모가(1500원)에 비해 2배 이상 올랐다. 지난 19일 거래가 시작된 현대스팩도 23일까지 사흘 연속 상한가 행진을 벌였다. 스팩주 매매가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는 것은 거래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래스팩은 지난 18~19일 연속 발행주식(1393만여주)보다 많은 주식이 거래됐고, 대우스팩도 지난 22일 거래량이 발행주식(2700만여주)의 절반에 육박했다.

특히 스팩주는 개인 투자자가 개인끼리 물량을 주고받으며 '폭탄 돌리기'를 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상장된 대우스팩은 상장 이후 22일까지 개인 매매 비중이 95.9%에 달했고, 미래스팩은 개인 비중이 97.4%를 기록했다. 두 종목 모두 기관과 외국인은 상장 이후 150만주 이상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200만주 가까이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스팩이 개인의 머니게임 수단이 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팩주가 합병 실적도 없는 상황에서 연일 급등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현재 매매 양상은 고가(高價)에 사들인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더 높은 가격에 팔아넘기려는 투기적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팩은 M&A 재료가 나올 때까지 주가가 횡보하는 것이 정상인데, 현재는 실적과 상관없이 M&A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스팩은 지난 22일 주가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공모주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한 주주는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투자 유의를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