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아쉬운 終盤

〈제11보〉(145~176)=우선 팻감과 관련해 하변 흑의 생사(生死)를 점검해 보자. 백이 참고1도 △에 두는 것은 팻감이 될까, 안 될까? 정답은 '안 된다'이다. 백이 흑을 잡으려면 1로 밀어 궁도를 좁힌 뒤 3으로 치중해야 하는데 4의 붙임이 멋진 수. 7(□의 곳)로 먹여쳐 와도 8에 두어 10까지 산다. 이곳에 팻감이 없다면 지난 보(譜)에서 154로 패(覇)를 걸어 해볼 만한 승부였다는 얘기.

유창혁 九단은 145로 160에 뛰어들지 않은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참고2도 7까지 버텼으면 아직도 희망이 있었다는 것. 하지만 국후 정밀검토 결과 이 진행도 미세하게 부족하다는 결론이 났다. 앞서 흑▲와 백◎의 교환만 없었더라면 진짜 승패 불명이었다니 이래저래 안타까울 뿐이다.

146이 놓여선 모든 희망이 사라져 간다. 154로 마지막 후환을 제거한 것은 "이겼습니다"하는 선언. 흑 155로 먼저 치중하는 수가 좋은 끝내기지만 백도 백162 이하 167까지 완벽한 마무리 수순을 밟아 나간다. 검토하던 기사들도 모니터에 뜬 176을 보면서 "이제 '사건' 만 터지지 않으면 백의 승리가 확정됐다"며 입맛을 다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