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 재테크' 이 기술을 구사해야… 우리도 金을 땁니다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의 필살기는 다름 아닌 '트리플러츠(공중연속 3회전)'였다. 26일 열리는 이탈리아 토리노 세계 피겨선수권대회에서도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러츠 파워가 또다시 통할 것인지 지구촌 모두가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이처럼 김 선수의 강력한 트리플 파워에 빗대, 최근 재테크 시장에도 '트리플' 열풍이 불고 있다. 김 선수가 성인 피겨스케이팅에서 세계를 제패한 것처럼, 2010년 재테크 시장을 완전 정복하려면 반드시 '트리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상품에 가입하거나 내 집 마련을 할 때, 그리고 은행돈을 빌리거나 노후 준비를 하려고 할 때, 트리플 전략으로 공략한다면 성공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트리플 금리―눈높이는 세곱절만

현재 세계경제 상황은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는 등 아직까진 불확실한 상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급적 자금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전략을 권하고 있다. 목표 수익률을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연 3.5% 안팎)의 3배 정도로 잡으란 조언이다. 트리플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는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저축은행 후순위채 등을 꼽을 수 있다. 원금보장형 ELS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만기까지 원금은 보장되면서 10% 정도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일반 펀드는 주가가 떨어지면 수익률이 떨어지지만, ELS는 오히려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단 가입 기간에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익률은 제로(0)가 되므로 일반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손해일 수 있으니 주의하자. 저축은행 후순위채는 연 8%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해당 금융회사가 문을 닫으면 상환 순위가 가장 뒤로 밀리고, 만기가 5년 이상으로 긴 데다 중도해지가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다.

#트리플 대출―삼총사 중 누구를?

앞으로 은행돈을 빌려 집을 살 땐 고정금리(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 대출과 CD연동 대출, 그리고 코픽스 연동 대출이라는 삼각 꼭짓점을 그려 놓고 득실을 따져 골라야 한다. 지난 2월 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라는 새로운 대출 상품이 나오면서 선택폭이 하나 더 늘어나게 됐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은행들이 실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반영해 새로 만든 대출 신상품이다. 은행연합회가 매달 15일에 발표하는데, 지난 16일 코픽스 금리는 ▲잔액 기준 4.1%, ▲신규취급액 기준 3.62%로 확정됐다. 현재 코픽스 상품은 CD연동 대출에 비해 금리가 0.1~0.4%포인트 정도 싸다. 3개 대출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보금자리론은 고정금리 위주의 상품이다.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서 매달 일정한 원리금을 장기간 갚아나갈 수 있는 사람에게 알맞다. 단 금리설계 보금자리론은 첫 1년간은 변동금리로 운영(잔여기간은 고정금리)할 수 있다. CD연동 대출은 가산금리를 높게 적용받았다면 향후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코픽스는 금리 변동주기가 보통 6개월과 12개월로 CD연동대출보다는 길어서 금리 민감도는 낮은 편이다.

#트리플 전철―삼각편대를 골라라

이르면 오는 2015년쯤에 서울은 곳곳에 경전철이 깔리면서 지하철 노선이 그물망처럼 얽히게 된다. 이 시기가 되면 싱글이나 더블 역세권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부동산 투자를 고려 중이라면 트리플 역세권 지역부터 관심을 가져보라고 권한다. 트리플 역세권이란 전철역 3곳을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를 말한다. 장인석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는 "땅값을 올리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동인구인데 이때 유동인구를 움직이는 가장 빠르고 저렴한 교통수단이 지하철"이라며 "아직 무주택자라면 고속터미널역이나 왕십리역, 공덕역, 홍대입구역 등 전철역(공항철도·경전철 포함)이 3곳 이상인 트리플 역세권부터 눈여겨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물론 트리플 역세권에 위치한 아파트라고 해도 여타 다른 조건이 나쁘다면 집값 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으니 유념해야 한다. 장 대표는 특히 향후 유망 투자처로 용산역을 꼽았다. 용산역은 KTX와 경의선, 중앙선, 신분당선, 1호선이 지나가게 되며, 바로 근처에 4호선도 있다.

#트리플 노후―삼중 자물쇠로 꽁꽁

요즘 노후 대비를 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선 단연 변액연금이 인기다. '수익+안정+절세'라는 3가지 요소를 갖췄기 때문. 변액연금은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만기(연금 개시시점)까지만 유지하면 원금을 챙길 수 있으며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소득세가 면제된다. 목돈이 필요할 땐 굳이 해약하지 않고도 필요한 자금을 뽑아서 쓸 수 있는 기능도 있다. 또 1년에 연 12회까지는 주식과 채권 편입비율을 소비자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PB부장은 "가입 기간에 운용실적이 좋으면 나중에 받을 수 있는 연금 액수가 커진다"며 "하지만 가입만 해놓고 자금 운용에 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시중금리에 연동되는 연금보험보다도 수익률이 낮아 연금 액수가 쪼그라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즉 변액연금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대신 가입자 본인의 책임도 무겁다는 얘기다. 또 노후 대비하겠다고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월 보험료로 설계하는 건 피해야 한다. 살다 보면 급전이 필요할 수 있는데, 변액연금은 만기 전에 해지하면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