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안티 영화제'… 수익엔 관심 없어요"

"우리는 영화제의 수익성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부산영화제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지만, 우리 생각은 부산영화제와 전혀 다릅니다."

오사키 히로시(大崎洋·57·사진) 오키나와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라고 하면 유명 여배우들이 레드 카펫을 밟는 것을 상상하지만, 우리는 그런 영화제를 하고 싶지 않다"며 "전혀 새로운 영화제라는 면에서 '안티 영화제'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1978년 대학졸업과 함께 요시모토흥업에 입사, 작년 4월 사장에 취임한 그는 일본 최고의 개그 콤비 '다운타운'을 발굴했으며, 오사카(大阪) 중심의 요시모토흥업을 '일본 전국구' 회사로 확장시킨 주인공이다.

―영화제를 만든 계기는.

"'다운타운' 멤버 중 한 명인 마쓰모토 히토시(松本人志)가 만든 영화 '대일본인'이 2007년 칸 영화제에 초청돼 함께 갔었습니다. 그때 정말 즐거워서 매년 칸에 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려면 마쓰모토가 매년 영화를 찍고 초청을 받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영화제를 만들게 됐습니다."

―영화제 주제가 웃음인 이유는.

"요시모토는 1912년 창립 이래 98년간 웃음을 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었죠."

―비용을 7억5000만엔이나 쓰는 것이 버겁지 않습니까.

"우리는 정부나 오키나와현으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죠. 우리는 소속 연예인과 오키나와 주민들이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어서 영화제를 만들었습니다. 가까운 방송국과 신문사, 인터넷 매체가 모여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는 장소라고 할까요."

―국제영화제라고 하지만 지역축제 느낌이 강합니다.

"일단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오키나와 초·중·고생들을 지원해 지역의 민담과 전설, 명산, 명물을 촬영케 하는 겁니다. 제10회쯤 되면 부산의 어느 동네에서 만든 영상을 오키나와에서 상영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게 무슨 영화제냐'고 말할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런 영화제를 만들 생각입니다."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1회부터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같은 심사위원장이 계속하면 영화제의 격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위원장님 인격을 그만큼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