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쿵제 先勝

〈총보〉(1~242)=결승전서 선제점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특히 5번기도 아닌 3번기에서의 1승은 엄청난 가치를 갖고 있다. 패한 쪽은 곧바로 막판에 몰리면서 심리적 부담감이 가중된다. 2대1로 역전 우승할 산술적 확률이 25%라지만 실제론 그보다 훨씬 더 낮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바둑의 패배는 이런 일반론을 떠나 내용면에서도 큰 아쉬움을 남겼다. 팽팽한 접전을 잘 이어가다 결정적 장면에서 느슨한 수(61, 105, 131)로 패배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막판 154의 곳 패(覇) 결행을 미루고 137 이하로 팻감을 스스로 소진한 것도 '종반전의 신(神)'으로 추앙받아 온 이창호답지 않았다.

반면 쿵제는 의연히 자기류로 밀어붙여 고지(高地) 선점에 성공했다. 초반 우상귀 변화는 절정에 오른 그의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초반이 특히 어려웠던 바둑. 39때가 그 백미(白眉)였다. 흑은 참고도 1로 젖히고 7까지 처리한 뒤 A, B를 맞봐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결론은 못 냈다. 바둑은 난해했고 결과는 아쉬웠던 1국이었다. (168…57, 192…189, 225…221, 226…93, 236…131, 241…222, 242…227, 242수 끝 백 2집 반 승, 소비시간 백 3시간 3분, 흑 3시간 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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