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삼성전자 85만7000원, 현대차 12만8000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2일 외국인의 집중 매수에 힘입어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이 실적 호전 기대감에 수출 기반인 이들 기업의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기 때문. 전문가들은 국내 주요 수출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예상치에만 부합한다면 당분간 주요 수출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2000원(1.42%) 오른 8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장중에 86만원까지 오른 뒤 소폭 하락 마감했지만 지난 1월 21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인 85만원은 두 달여 만에 갈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가 상승으로 우선주를 합친 시가총액이 139조원까지 늘어나며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이 15%를 넘어섰다. 현대차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7000원(5.79%) 오르며 사상 최고가인 1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외국인이 지난달 초 이후 IT(정보기술)주와 자동차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기 때문. 외국인은 이날에만 삼성전자를 1000억원 가까이, 현대자동차를 6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외국인이 3500억원 넘게 순매수한 것에 힘입어 지난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인 1723.49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이처럼 IT·자동차주를 편식에 가까울 정도로 매수하는 이유는 올 1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 강세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시장 판매량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며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들 종목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주요 기업이 지난해는 비용 절감으로 호실적을 거뒀다면 올해는 장사를 잘해 실적이 좋아진 것"이라면서 "외국인이 국내 기업 실적에 확신을 갖고 있는 데다가 원화 강세까지 예상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증시가 2분기에 고점을 찍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IT주와 자동차주 등 대형주가 2분기에 하락 추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발(發) 악재가 재연될 가능성이 여전하고,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이 1분기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