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쓰배 10일 개막… 올해도 한국 독무대?

일본이 주최하는 제23회 후지쓰배가 10일 도쿄에서 개막된다. 국제 바둑행사 중 최고(最古)의 역사를 쌓아온 대회이기도 하고, 가장 친한(親韓)적인 세계기전이기도 하다. 지난 22년 동안 한국기사가 우승한 횟수는 총 14회에 이른다. 그리고 이 중엔 국제 바둑 사상 전무후무한 10연패(連覇)가 포함돼 있다.

지난해 대회서도 한국은 1, 2, 3위를 휩쓸었다. 그런 실적 덕분에 한국은 올해도 대거 8명이 출전하게 됐다. 출전국 중 가장 많다. 전기 챔프인 강동윤, 17년 연속 후지쓰 땅을 밟는 준우승자 이창호가 일단 선봉이다. 또한 이 대회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던 이세돌과 박영훈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목진석·김지석·박정환까지 가세함으로써 한국은 과거 어느 해보다도 막강한 '올스타'팀을 구성했다.

중국은 국내 랭킹 1,2위이자 투톱 격인 쿵제(孔杰)와 구리(古力)를 필두로 창하오(常昊) 추쥔(邱峻) 퍄오원야오(朴文堯) 등 5명이 나온다. 역시 최강멤버다. 주최국 일본은 최고 컨디션의 기사를 대표로 뽑기 위해 최대한 선발전을 늦췄을 정도로 비장하다. 장쉬와 야마시타(山下敬吾) 등 7명이 참가할 예정.

1988년 제1회 후지쓰배가 열렸을 때 한국은 조훈현 서봉수 장두진 등 단 3명이 초청받았고 그나마 3명 모두 1회전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었다. 반면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일본은 이후 잇단 부진 속에 도요타덴소배, CSK배 등이 폐지되는 가운데 후지쓰배만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바둑계 흥망성쇠의 상징으로 떠오른 후지쓰배의 우승상금은 1500만엔(약 1억80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