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주는 南美에 꽂혔다

비상업적인 영화들 속에서 대안을 찾고 세계의 신인감독을 발굴, 소개해 온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 제11회를 맞아 29일부터 5월 7일까지 9일간 전주 시내 일대에서 열린다. '자유, 독립, 소통'을 주제로 한 올해 전주영화제는 총 49개국 209편(장편 131편, 단편 78편)의 영화를 마련했다.

29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박진오 감독의 장편 데뷔작 '키스할 것을'이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첫 단편 '런치'부터 선댄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기대를 모아온 그의 첫 장편은 뉴욕에 간 배우 지망생 남녀의 이야기. 전주가 발굴해 온 젊은 감독의 힘이 기대되는 영화이다.

전주영화제가 1회부터 기획·제작해 온 디지털 단편영화 시리즈 '디지털 삼인삼색'은 올해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감독의 작품을 각각 소개한다. 또 2007년부터 제작해 온 한국 감독의 단편 시리즈 '숏!숏!숏!'은 이규만, 한지혜, 김태곤 감독의 작품을 상영한다.

해마다 독특한 실험영화를 소개해 온 '영화보다 낯선' 부문에는 장편 7편과 단편 14편이 마련됐다. 2007년 전주 디지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포르투갈 감독 페드로 코스타의 전작 회고전과 독일의 논쟁적인 감독 로무알트 카마카 감독의 특별전도 영화광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처음 만들어지는 '관객라운지'가 있는 영화의 거리 '지프 페스케이드'가 축제의 중심이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지프 어플'도 선보인다. 13일부터 예매 시작. 홈페이지 www.jiff.or.kr

주로 신인들의 작품을 소개해 온 영화제답게, 올해에도 국제경쟁과 한국장편경쟁 부문에 총 19편의 신인감독 영화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또 시네마스케이프(9편), 영화보다 낯선(3편), 시네마페스트(6편) 섹션에서도 주목받는 신인들의 영화가 소개된다. 영화제 측은 이 가운데 작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출품된 루마니아 영화 '폴리스, 형용사',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던 '암리카(미국)', 올해 로테르담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수상작인 '각자 자신의 길을 가게 하라(미국)' 등을 추천작으로 꼽았다. 영화제 폐막작이며 올해 로테르담영화제 대상을 받은 멕시코 영화 '알라마르' 역시 추천작이다.

올해 전주에는 남미의 신인감독 작품들이 대거 초청됐다. 페루와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의 영화들이 국제경쟁부문에 올랐고, 이들 감독 모두 전주에 초대됐다. 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 초청된 아르헨티나의 마리아노 이나스 감독의 영화 '기묘한 이야기들'은 무려 4시간12분짜리 미스터리 스릴러로, 영화제 아니면 보기 힘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