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숨어 있던 最善

〈제7보〉(96~111)=쿵제에게 이세돌은 중국리그 포함 3승 12패로 몰려 있는 천적. 하지만 2009년은 둘에게 거꾸로 최고, 최악의 한 해였다. 연말 세계 2관왕에 오르던 날 쿵제는 이세돌의 복직소식을 접하고 "그가 돌아온다니 기쁘다. 자주 만나게 되길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두 달 뒤 둘은 비씨카드배서 재회했고, 쿵제는 필승의 바둑을 자멸해 1패를 보탰다. 바둑 생태계도 정글 못지않게 절묘한 균형 속에 돌아간다.

흑▲로 단수한 장면. 쌍방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99때가 기로였다. 백은 100으로 몰아 중앙을 안정하는 쪽을 택했지만 최선이 아니었다. 참고도 1쪽에서 몰아 5에 이르면 흑도 6, 8이 불가피한데, 그런 뒤 9로 끊어가야 했다는 것. 흑으로선 A 정도인데 백B로 붙여 교란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C의 맛도 있어 중앙 백 4점은 아직 잡힌 돌이 아니다.

102 먹여침은 한 수라도 더 줄이겠다는 뜻. 106으로 정비하고 107로 틀어막으니 중앙 흑세가 견고해졌다. '가'로 백 5점을 잡는 맛도 생겼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우변 백이 참고도에 비해 약화됐다는 사실이다. 그나저나 111때 상변 백의 삶은 어찌 되나? (105…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