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엄마 vs 미국 엄마, 누가 더 셀까?'
어머니를 소재로 한 한국영화 '친정 엄마'와 미국영화 '블라인드 사이드'가 한미 엄마 대결을 벌인다.
'친정 엄마'의 어머니(김해숙)는 딸 지숙(박진희)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다.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어도 딸 하나는 똑바르게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자식을 바라보고 사는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친정 엄마'라는 대명사로 불려도 각자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강한 힘이 있다.
'블라인드 사이드'의 미국 엄마(산드라 블록) 역시 모정은 한국 엄마에 뒤지지 않는다. 오지랖 넓은 백인 아줌마가 155kg의 다 큰 흑인 양아들을 입양해 훌륭한 미식축구 선수로 키워낸다. 전형적인 미국 어머니가 아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스토리다. 실화를 바탕으로 입양과 성공이란 미국적 현실이 그대로 표현됐다.
두 영화의 어머니 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 대결도 관심이다.
김해숙은 지난해 영화 '박쥐'로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명실상부 최고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았다. 할리우드 스타 산드라 블록은 '블라인드 사이드'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단순한 흥행 스타가 아니라 연기파 배우임을 세상에 알렸다.
특히 김해숙은 그동안 김혜자 고두심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형 어머니 연기 대신 독특하면서 색다른 어머니 연기를 펼쳤다. 심지어 영화 '박쥐'에선 무섭고 그로테스크한 파격적인 어머니 연기도 선보였다. 그러나 이번엔 한국형 어머니 연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시위하듯 깊은 모성 연기를 펼쳐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놨다.
산드라 블록 역시 그동안 선보였던 액션, 로맨틱 코미디 스타답지 않은 깊은 연기를 펼쳤다. 양아들이지만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기꺼이 싸움닭으로 변하는 모습은 톡톡 튀고 명랑했던 산드라 블록의 기존 이미지를 단번에 바꿔놓을 정도로 강하게 뇌리에 남는다.
두 엄마의 자식 사랑 대결이 영화의 흥행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공통점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모정은 특별하다는 것이다. '친정 엄마'는 22일, '블라인드 사이드'는 15일에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