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잘나가는 이유 있더라

2009년 한 해에 우리나라 국민이 새로 장만한 차 4대 중 1대가 할부방식으로 팔렸다. 금액으로는 약 13조원어치. 특히 생애 첫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동차 할부를 이용하는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아진다. 그만큼 자동차 할부가 보편적인 금융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는 얘기다.

자동차 할부시장에서는 현대캐피탈의 점유율이 60%대로 가장 높다.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시장 지배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자동차 할부상품인 '오토플랜'(Autoplan)이 경쟁 금융회사 상품과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금리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현대캐피탈의 자동차 할부 실제 금리(취급수수료 포함)는 연 3.0~12.5%로 경쟁사들보다 최저 금리가 2.0%포인트 이상 낮다. 할부액이 2000만원이라면 이자액이 3년 기준으로 64만원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현대·기아자동차 차량에 적용되는 할부금리(취급수수료를 뺀 것)는 현대캐피탈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월 초 현재 그랜저TG·산타페·i30·스타렉스 등에는 연 5%, 기아 스포티지와 로체에는 연 3%의 금리가 적용된다. 아반떼의 경우 30개월 할부까지는 무이자다. 여기에 할부액에 대한 1.9~5.2%의 취급수수료(3년 할부 기준)를 더하면 실제 금리가 나온다.

현대캐피탈은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더하고 있다. 출고 후 1년 내에 수리비가 차량 가격의 30% 이상이고 자기 과실이 50% 이하인 차량 사고가 나면 새 차로 교환해 주는 '신차 교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5월 말까지 현대자동차의 승용차 등을 구입하면 무상으로 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금융 서비스를 받기 시작한 지 1년 내에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거나 심한 장애를 입은 경우 할부금 잔액을 전액 면제해주는 '할부금 상환 면제 서비스'도 있다. 이 서비스는 현대캐피탈의'플러스멤버십' 가입 고객에게 제공된다. 가입비는 따로 없다.

상환방식은 자기 자금 사정에 맞춰 매월 같은 금액을 갚아 나가는 '매월 정액 할부', 여유 자금이 있을 때 자유롭게 상환하는 '자유 상환 할부', 또 차량 가격의 최대 60%를 나중에 한목에 갚는 '원금 유예 할부', 최초 1년은 이자만 내다가 1년 후부터 원리금 균등방식으로 나눠내는 '거치 후납 할부' 등을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