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 대비… 안전한 채권에 투자"

"올해 고액 자산가들의 화두는 안전한 자산운용입니다. 주식시장이 박스권 장세를 나타내면서 종목 투자보다는 채권과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에 관심이 높습니다."

노미애〈사진〉 신한금융투자 논현지점장은 강남권 고액 자산가들의 선제적인 시장 대응에 경탄을 금치 못한다. 고액 자산가들은 이미 지난해 11월 코스피지수가 1600선을 넘어서면서 지금의 박스권 장세를 대비, 채권과 원금보장형 상품에 자산을 분산시키기 시작했다는 것. 노 지점장은 "고액 자산가들은 자산 불리기와 함께 다가올 변동성 장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초 주식과 우량 채권에 투자했던 30억~40억원대 금융 자산가들이 지난해 말부터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그룹들의 3년 만기 회사채를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고액 자산가들은 세계 금융위기를 잘 버텨낸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

다만 출구전략(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변동성을 대비해 주식보다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는 게 노 지점장의 전언이다.

하루 평균 15~20건의 고액 자산가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노 지점장은 "고액 자산가들이 수익이 덜 나더라도 조기에 수익실현이 가능한 대체 투자상품과 틈새상품 등 '짧고 가벼운' 분산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눈독을 들이는 상품은 ELS다. 고액 자산가들은 원금보장형이나 지수연동형 등 다양한 ELS를 활용해 박스권 장세에서 연 16~20% 수익을 목표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고 한다. 또 출구전략 등으로 인한 변동성에 대비해 주식 외 상품에 투자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노 지점장이 말하는 고액 자산가의 가장 큰 특징은 자기 철학을 갖고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 그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증시 격언처럼 고액 자산가들은 주식과 채권, 예금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는 안정된 자산 운용과 리스크 관리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투자자들이 롤러코스터 박스권 장세에서 매도 타이밍을 찾는 반면 고액 자산가들은 시간투자로 매수 타이밍을 잡는다"며 "고액 자산가들은 방향성을 타진하며 주가가 빠질 때 분할 매입 적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