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폴란드 대통령 생전 출연 영화 화제

지난 10일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이 아역배우로 출연한 영화가 화제다.

비극의 주인공인 카친스키 대통령이 12세 때인 1962년 쌍둥이 형 야로슬라프 카친스키와 함께 '달을 훔친 두 아이(Dos que robaron la Luna, 영어제목 The Two Who Stole the Moon)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영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달을 훔친 두 아이'는 어린이용 판타지, 어드벤처 뮤지컬로 폴란드의 아동문학가 코르넬 마쿠신스키가 1936년 발표한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다. 연출은 폴란드에서 어린이 영화로 명성을 얻은 얀 바토리 감독이 맡았다.

현재 유튜브에서는 10여분으로 구성된 동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동영상에는 두 형제의 귀여운 악동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쌍둥이인 탓에 형제가 함께 나올 때 이름을 자막으로 처리한 것이 이채롭다.

영화에서 카친스키 형제는 금발머리에 주황색 옷을 입은 개구쟁이로 나온다. 태어나면서부터 사고뭉치여서 아기 침대에 누워서 어른들에게 손찌검을 할 정도다. 또 달을 따려고 사다리롤 타고 지붕에 올라가고, 꾸중하는 선생님 뒤에서 칠판 지우개로 쓰는 스폰지와 백묵까지 먹어치운다. 전체적으로 활기차고 발랄한 캐릭터다.

영화 내용은 교훈적이다. 학교도, 공부도, 어른들의 잔소리도 다 싫은 게으름뱅이 쌍둥이는 어느날 기발한 작전을 세운다. 금으로 만들어진 달을 훔쳐 팔아서 평생 편하게 먹고 살자는 계획이다. 쌍둥이는 어머니가 만들어둔 빵을 몽땅 챙긴 뒤 달 훔치기 모험에 나선다. 하지만 도둑떼에게 붙잡히는 등 온갖 고초를 겪은 뒤 소중한 교훈을 얻는다. 엄마와 아버지를 도와 일 잘하는 농부가 되는 것이야말로 진실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길이라는 것이다. 카친스키 형제의 말썽꾸러기 연기가 일품이다. 변성기 이전 이중창도 매력적이며 귀엽다. 한 네티즌은 "할리우드 영화 '나홀로 집에'의 맥컬리 컬킨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