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부활전’은 영화에서도 두드러진다. 최근 패션, 인테리어 등의 복고 열풍에 힘입어 영화 리메이크 붐이 불면서 ‘실패한 영화’ 리메이크가 유행이라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12일 보도했다. 이런바 ‘망한 영화 다시 만들기’다.
이 같은 추세를 이끌고 있는 영화는 골디 혼(Hawn)이 20여년 전 주연했던 영화 ‘오버보드’다. 1987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배에서 떨어져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재벌 여성에 관한 코미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최고 ‘꽃미남’ 스타인 커트 러셀(Rusell)까지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외면을 받다. 하지만 이 작품은 제니퍼 로페즈(Lopez)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로 다시 포장돼 조만간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1994년 알렉 볼드윈이 주연한 영화 ‘더 섀도’는 당시 ‘여름용 블록버스터’로 주목받다 제작비도 못 챙기는 참패를 당했다. 영화 ‘더 섀도’ 역시 현재 스파이더맨을 연출한 ‘샘 레이미 감독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지는 중이다. 이런 식으로 과거 흥행이 형편없던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되고 있는 사례는 현재 7건에 달한다.
인디펜던트는 “영화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전혀 모르는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어 모험을 하느니 이미 ‘성과’가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검증된 작품을 손봐 내놓는 게 이익이라고 할리우드는 판단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기술의 발전 덕에 ‘망한 영화’가 새 빛을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공상과학영화의 대가 데이비드 린치(Lynch)가 1979년 만든 영화 ‘듄(Dune)’이 전형적인 예다. 인디펜던트는 “1970~1980년대에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부족해, 공상과학영화의 환상적 측면을 살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3D(3차원)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듄’처럼 스토리는 근사한테 기술적 한계 때문에 흥행에 한계를 겪었던 작품들이 새 빛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