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라이벌 구리 꺾고 후지쓰배 준결승 진출

이세돌 9단이 숙적 구리(古力)를 눕혔다.

14일 도쿄 일본기원서 벌어진 제23회 후지쓰배 8강전서 이세돌은 시종 격렬한 난타전 끝에 구리 9단을 264수 만에 백 불계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2승만 더 보태면 2002, 2003, 2005년에 이어 후지쓰배 4회 정복이란 첫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국 랭킹 1위 이세돌과 중국 2위 구리는 한 중 양국을 대표하는 최고 라이벌. 두 기사는 이날도 예외없이 한데 엉겨 치고 받는 육박전으로 시종했다. 하중앙 전투에서 구리가 무리한 공격을 가해온 틈을 타 주도권을 잡은 이세돌은 이후 상대의 맹반격을 최강으로 맞받아쳐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이세돌은 구리와의 통산전적에서 11승 9패로 앞서게 됐으나, 중국리그 등 비공식전 전적을 제외하면 아직도 5승 6패로 뒤져있다. 둘 간의 마지막 공식전이었던 제13회 LG배 결승(2009년 2월)서 2연패했던 이세돌이 이후 3연승을 달리는 중이다.

이세돌은 또 이날 승리로 금년 초 휴직에서 복귀한 이후 파죽의 19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오는 24일부터는 제2회 비씨카드배 패권을 놓고 중국 창하오(常昊)와 결승 5번승부에 돌입한다.

그러나 이 대회 2연패(連覇)를 겨냥했던 강동윤 9단은 중국 추쥔(邱峻) 8단에게 역전을 허용하면서 흑으로 반 집 차로 아쉽게 무너졌다. 박영훈과 김지석도 각각 퍄오원야오(朴文堯)와 쿵제에게 패해 탈락했다.

한국의 유일한 준결승 진출자인 이세돌은 조선족 기사인 퍄오원야오와 7월 3일 준결승을, 이길 경우 쿵제-추쥔 전 승자와 5일 결승전을 갖게 된다. 후지쓰배는 한국이 총 14회(10연속 우승 포함)에 걸쳐 우승했던 무대로 1500만 엔(약 1억 8000만 원)의 우승상금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