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연금보험이 똑똑해졌네

노후를 위해 가입하는 변액연금보험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변액연금보험이란, 보험 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 실적에 따라 투자 성과를 나눠주는 실적배당형 연금보험이다. 올해 새로 나온 신종(新種) 변액연금보험은 소비자 선택 폭을 대폭 늘렸다는 게 특징이다. 주가가 오르는 만큼 수익을 더 챙길 수도 있고, 혹은 주가 급락 여부와 상관없이 손실 폭을 제한시킬 수도 있다. 단, 이렇게 안전벨트를 추가로 달고 운전하는 경우, 일정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수수료로 연 1% 넘게 떼이는 경우도 있는 만큼 득실(得失)을 잘 따져봐야 한다.

◆스텝업 기능으로 추가수익 사냥

요즘 새로 나온 변액연금의 키워드는 안정성을 강화한 '스텝업(Step-Up)'으로 요약된다. 스텝업이란, 투자 수익이 생겨 일정 단계를 넘어서면 높은 적립액을 보증해 주는 방식이다. 적립액이 많을수록 노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이 늘어난다. 주가가 올라서 투자 수익이 생겼다면 적립금도 계단식으로 올라간다. 단, 스텝업 기능은 공짜가 아니다. 스텝업과 같은 원금보장형 변액연금은 연 적립액의 0.3~1.1%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주가가 1년 내내 급락했더라도 만기(연금개시 시점)까지 유지하면 원금 이상을 보장받을 수 있으나, 중간에 해약할 경우 최저보증도 못 받고 수수료 비용까지 이중(二重)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일 '위너스변액연금(스텝업형)'을 내놨다. 연금 개시일 3년 전까지 매일 수익률을 확인해서 기준 이상 수익이 나면 초과분을 채권형 펀드로 옮겨 놓도록 설계됐다. 앞서 신한생명이 지난 1월 선보인 '세이프변액연금'도 스텝업 기능이 적용되어 3년마다 계약자 적립금이 직전 최저 보증금액을 초과하면 20%를 더 적립해서 원금의 최대 200%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ING생명이 이달 초 출시한 '스마트변액연금'은 운용 실적을 반영해 매년 최저 보증금액을 적립금의 80% 수준으로 올려주고, 수익률이 내려가도 최저 보증금액이 낮아지진 않는다. 알리안츠생명이 지난 12일 내놓은 '파워밸런스변액연금'은 스텝업 기능이 적용되면서도 별도 비용을 내지 않는 수수료 파괴 상품이다. 가입 초기 젊을 땐 주식형 펀드에 더 많이 투자하다가 나이가 들수록 채권형 펀드 비중이 커진다.

◆3년마다 6%씩 추가 보증도

신종 변액보험의 또 다른 축은 고정관념 파괴다. 기존에는 만기(연금 개시시점, 보통 25~30년)까지 유지해야 원금을 보장받았는데, 최근 나오는 변액연금은 보험료 납입기간(최소 10년)만 끝나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대한생명은 가입 후 보험료를 낸 기간이 10년이 지나면 연금 개시 전에 해약해도 원금이 보장되는 '플러스UP변액연금'을 판매 중이다. 10년납인 경우 10년이 됐을 때 해약하면 최저 원금은 받을 수 있고, 13년이 되면 해약환급금이 납입금액의 106% 이상이 되는 식으로 3년마다 최저 보증금액이 6%씩 늘어난다. 흥국생명의 '굿찬스변액연금'도 보험료 납입기간이 끝나면 주가 등락 여부와 상관없이 원금이 보장되며, 이후 3년마다 6%씩 추가 보증된다. 노후 준비가 뒤처진 소비자가 만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연금도 나왔다. 교보생명의 '100세시대변액연금'은 연금을 받는 기간에도 펀드 투자를 계속할 수 있다. 정관영 상품개발팀장은 "은퇴 전에 노후 준비를 충분히 해놓지 못한 40~50대에게 알맞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