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펀드 깨고 증시 간 개미들 '눈물'

펀드를 깨고 직접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하고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주식형 펀드에서 유출된 돈은 무려 4조9592억원에 달한다. 그중 90%가 넘는 4조6574억원이 3월과 4월에 집중적으로 빠져나갔다. 반면 주식투자 용도 자금으로 쓰이는 증권사의 고객예탁금은 펀드 환매가 본격화된 3월 이후 연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들이 펀드에서 돈을 빼고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3월 초 11조9374억원 수준이었던 고객예탁금은 13일 기준 13조5503억원으로 1조5000억원가량 늘었다.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사는 증권사의 신용융자 잔고도 3월 초 4조4201억원에서 4조6737억원으로 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 1월 25일부터 시행된 펀드 이동제도 개인의 직접 투자를 부추기는 데 한몫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펀드를 옮기면서 투자액을 줄이고 남은 금액으로 새롭게 주식투자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여러 경로로 주식자금을 마련한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연일 참패하고 있다. 3월 이후 개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산 종목 10개를 꼽아보면 수익을 낸 종목은 3개에 불과하다. 개인 참여자가 90%에 달하는 코스닥은 이보다 더하다.

코스피는 한 달 새 100포인트 넘게 오르며 전 고점 경신행진을 펼치고있지만 코스닥은 두 달 넘게 500선에서 지지부진이다. 개인 순매수 상위종목 10개 중 오른 것은 고작 1개다. 두 번째로 많이 산 KH바텍의 경우 손실률이 무려 33%에 달했다. 3월 감사보고서 제출 시기에 즈음해 16개의 종목이 상장 폐지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펀드를 주식과 동일시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본인이 주식을 하면 펀드보다 더 좋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며“하지만 정보나 매매기법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개인이 기관이나 외국인을 따돌리며 수익을 내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처럼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을 참고하는 주식거래가 비교적 안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