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잡는 아마추어' 박영롱, 올해 7승2패

'프로보다 유명한 아마추어'. 박영롱(21·사진)이란 아마추어 이름이 프로기전 곳곳에서 출몰하고 있다. 올해 초 세계대회인 비씨카드배 본선 64강에 진출하더니 16일 끝난 36기 명인전 예선서도 결승까지 일직선으로 쳐올라갔다. 21일엔 권형진 二단과 KT배 예선 결승을 치른다.

명인전 예선 결승서 박영훈 九단에게 백으로 불계패, 본선 진출 눈앞에서 물러서면서 돌풍은 일단 잦아들었다. 하지만 프로들을 상대로 한 그의 올해 전적은 7승2패, 무려 8할에 육박한다. 현역 2관왕이자 세계 챔피언인 최철한을 비롯해 최원용 서무상 이춘규 등 쟁쟁한 프로들이 희생됐다. 박영훈이 2판을 막아서지 않았더라면 프로바둑계가 온통 쑥밭이 될 뻔했다.

89년 1월 1일생인 박영롱은 만 19세 되던 2008년 봄까지 입단에 실패, 퇴출당했던 아픈 과거가 있다. 연구생을 나올 당시 그의 실력은 1조 8위. 장수영 도장에 나가 매일 10시간씩의 강훈련을 거듭해오다 프로기전에 아마도 참여시키는 제도가 생기면서부터 '물 만난 고기'로 변했다. 이미 아마추어 입단점수 2점을 확보, 5점이면 입단시키는 새 방식의 첫 수혜자가 될 공산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