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바닥과 頂上

〈제1보〉(1~25)=LG배는 매년 예선이란 이름의 바닥에서 출발해 결승전으로 불리는 절정(絶頂)으로 끝난다. 하지만 1년 주기로 반복되는 이 대회에서 절정은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 또다시 더 높은 곳을 향한 새로운 행군의 출발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상(頂上)이 곧 바닥이요, 바닥은 곧 정상이란 우주의 섭리를 확인해온 지 15년째. 매년 이맘때면 홍익동 바둑가(街)도 새봄을 맞아 의욕과 희망으로 벅차오른다.

예선에도 두 관문이 있다. 우선 아마추어 예선이다. 한국기원 연구생 34명, 아마랭킹 최상위 30명 등 64명의 토너먼트를 거쳐 뽑히는 아마대표 8명은 국내외 프로들과 뒤섞여 경쟁하는 두 번째 관문 돌파에 나선다. 이른바 통합예선이다. 첩첩산중이 따로 없다. 아마예선은 '바닥 중의 바닥'인 셈인데, 그러나 그 열기는 두 달 전 전기(前期) 결승전의 그것이 오히려 무색할 정도로 후끈했다.

흑5의 '중국식'이 오랜만에 등장했다. 백6의 화점 굳힘도 과거 한동안 중국식을 깨는 필승전법으로 유행했던 점. 17까지 순조로운 출발이다. 22까지의 절충 역시 군말이 필요없는 교과서적 진행. 25로 붙여간 수가 재미있다. 참고도가 흑의 노림으로, 이대로 된다면 물론 흑의 대만족. 그렇다면 흑의 만행(?)을 분쇄할 백의 대응책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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