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위에 무슨 맹세를 새겼을까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6월 20일까지 고고관 신라실에서 6세기 신라인들의 문자가 새겨진 비석들을 통해 당대의 삶을 들여다보는‘6세기 신라를 보는 열쇠?문자(文字)’ 전(展)을 연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법흥왕부터 진덕여왕까지 여러 국왕이 다스린 6~7세기에 신라는 우경(牛耕)을 통한 농업생산력의 발전을 기반으로‘마립간(麻立干)’이라 부르던 왕의 칭호를‘왕(王)’으로 바꾸고 국호를‘신라(新羅)’라 정하는 등 정치체제를 정비했다. 율령의 반포와 불교의 공인, 영토 확장 등을 통해 국가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이때다.

이번 전시는‘돌에 글을 새겨 세상에 보이다’‘넓어진 영토에 기념비를 세우다’‘체계적으로 지방을 다스리다’‘각지로 퍼져가는 신라문화’등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포항중성리비와 영일 냉수리비는 지방 주민을 율령으로 통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북한산진흥왕순수비(국보 제3호)는 진흥왕대에 활발했던 신라의 영토 확장을 그려낸다. 서기 591년(진평왕 13) 경주 남산(南山)에 신성(新城)을 축조하고 세운 남산신성비(南山新城碑) 제2비와 제9비는 신라영역으로 들어온 지역에 지방관을 파견하고 주민을 성 쌓는 작업에 동원했음을 알려주고, 경북 영천에 관개시설인 청제(菁堤)를 쌓을 때 세운 영천 청제비는 전국에 댐을 쌓아 농업생산력을 발전시켰던 상황을 보여준다.

신라 젊은이들의 맹세를 담고 있는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보물 제1141호)은 1934년 경북 경주에서 발견된 이후 줄곧 국립경주박물관에만 소장돼 있다가 이번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한다. (02)2077-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