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초반의 失點

〈제2보〉(26~42)=아마추어 강자군(群)도 두 그룹으로 나뉜다. 하나는 현역 연구생들이고, 또 하나는 만 19세까지 입단에 실패해 연구생서 퇴출된 후 아마 랭킹 최상위권을 점령 중인 강자들이다. 이 바둑이 두어진 3월 21일 기준으로 나현(15)은 연구생 서열 2위, 김현찬(22)은 대한바둑협회 산정 아마랭킹 100걸 중 2위였다. 본선을 향한 개인적 야망뿐 아니라 소속집단의 자존심까지 깔려 있는 한 판이다.

 

26의 날일자 붙임이 흑의 주문을 거스르는 맥점. 30의 단수에 31로 때려낸 수가 최초의 완착이었다. 참고도 흑1로 바깥쪽을 먼저 한 방 두들길 장면. 5까지 처리했으면 빵때림의 대가를 충분히 얻어낸 모습이다. 백이 32 급소를 차지하자 35로 늘어 버텼지만 37의 후수 삶이 불가피해졌다. 중앙 백의 두터움에 좌변의 강력한 백세(白勢)가 잘 호응하고 있다. 흑이 초반 상대의 강력한 펀치를 맞고 한 차례 넉다운당한 꼴.

40에 우하귀를 보강하는 대신 41을 먼저 둔 것은 사태를 감안한 비상책이었다. 41로 '가'는 '라'까지 부호 순으로 모자를 맞게 되는데 중앙 제공권이 백에게 돌아갈 공산이 높다. 이제 백도 42는 당연한 점. 여기서가 또 까다롭다. 흑은 중앙전을 계속할까, 손을 돌려 우하귀 흑 한 점을 보강하는 게 현명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