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상승場에 우는 리버스펀드

위기는 대박의 기회를 만들지만 위기가 지나가면 원점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금융위기 때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청개구리 펀드'로 입소문이 나면서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리버스펀드'가 증시 상승에 연일 눈물짓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리버스펀드란 선물·옵션 등 주가가 하락하는 상품에 베팅하면서 주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올 들어 코스피가 1700선에 안착하며 상승세를 보이면서, 리버스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일 본지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리버스펀드의 수익률을 분석해본 결과, 리버스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6.10%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인 32.26%와는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연초 이후의 수익률만 따져봐도 국내 주식형펀드는 평균 1.29%를 기록한 데 반해 리버스펀드는 마이너스 2.69%의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특히 리버스펀드는 펀드 투자의 최대 장점으로 꼽히는 장기투자시 수익률이 높아지는 특성을 완전히 무시한다. 리버스펀드의 2년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8.86%, 3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29.33%, 5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56.91%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실 폭만 커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리버스펀드는 주가 하락시 단기간에 큰 수익을 볼 수는 있지만 매수, 매도 타이밍을 포착하기 어려워 자칫하면 투자 손실만 키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리버스펀드는 기관투자가나 투자전문가들이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편입하는 상품으로, 투자금액이 많지 않은 개인들에게는 위험천만한 투자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개인투자자는 주가 하락시에는 큰 욕심 부리지 말고 그냥 투자를 중단하거나, 은행 예금에 들어가는 것이 올바른 투자 방식"이라고 조언했다.


☞ 리버스펀드

코스피지수 선물 및 옵션 거래를 통해 주가지수가 내릴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도록 설계
된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