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영국 배우들은 항상 헐리우드에서 악역만 맡는거죠?”
영화 ‘퀸’으로 2006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국 배우 헬렌 미렌이 영국 배우를 악역으로 자주 캐스팅하는 미 할리우드의 관행에 일침을 놓았다고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21일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영국배우의 성공을 축하하는 행사에 참석한 헬렌 미렌은 “많은 영화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들이 영국 출신”이라며 “그들(미국인들)이 영국인을 자신들 편의대로 악당으로 묘사하는데 배우들이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국인들은 영화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거만하고 꽉 막힌 데다 사악한 존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영국 배우들이 할리우드 영화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악역을 맡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국민배우 격인 이언 매켈런 경(卿)은 영화 ‘X맨’ 시리즈에서 악당들의 우두머리인 마그네토 역을 맡았다. 폴 베타니는 ‘다빈치 코드’에서, 알프레드 모리나는 ‘스파이더맨2’에서 각각 영화의 핵심적인 악역을 맡았다. 안소니 홉킨스 경은 ‘양들의 침묵’에서 ‘영화 사상 최악의 악당’이라 불리는 ‘식인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 역을 맡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
헬렌 미렌은 이 행사에서 미국인이 영국인에게 가진 편견을 지적하며 “미국인들에게 우리 영국인들이 훨씬 나은 민족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