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는 미녀' 살핀 유물운반팀 "Great(완벽해)"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은 그림 운반용 나무상자인 크레이트가 하나씩 열릴 때마다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또렷했다. 대영박물관(The British Museum) 유물 운반 책임자인 티머시 챔벌레인(Chamberlain)씨와 셀레스테 파지(Farge)씨는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팀과 함께 어른 팔 길이(60㎝)만한 조각 하나를 조심스레 꺼냈다. 목욕하기 전 샌들을 벗으려고 한쪽 다리를 든 미(美)의 여신 아프로디테를 새긴 고대 그리스의 청동상 '목욕하는 미녀'였다. 운반 과정에서 흠이 생기진 않았는지 돋보기로 확인하던 이들의 입에서 "Great(완벽해)!"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들 유물은 조선일보사가 창간 90주년을 기념해 5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하는 대영박물관展(전) '그리스의 신(神)과 인간'에 나오는 유물 중 지난 15일 1차로 도착한 것이다. 지난 2005년 '한눈에 보는 세계문명' 전시회에 이어 대영박물관의 두 번째 한국전인 이번 전시에는 고대 그리스 문명을 대표하는 조각 26점, 브론즈 25점, 테라코타 20점, 장식병 54점, 금 장식품 6점 등 총 136점의 예술품이 출품된다.

이 가운데 대영박물관이 자랑하는 최고 걸작 '원반 던지는 사람(Discobolus)'은 1948년 런던올림픽 때 포스터에 메인 이미지로 실렸다.

이번 전시회에 나오는 대영박물관의 고대 그리스 유물은 23일 2차분이 도착하며, 30일 오후 4시 개막식이 열린다. (02)720-2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