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미풍에 그친 '골드만 사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피소 사건이 확산되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가 21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요국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외 주요 기업의 실적 호재가 골드만삭스 피소 사건을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큰 폭의 조정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새벽 마감한 미국 증시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29.55포인트(1.72%) 오른 1747.5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연중 최고치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6월 18일 이후 최고치다.

외국인은 이날 증시(정규 시장 기준)에서 2759억원을 순매수(매수액이 매도액보다 많은 것)하며, 사흘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2.90% 오르며 85만원대를 회복했다. 또 하이닉스반도체가 5.74% 급등했으며, LG디스플레이도 3.92% 올랐다.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주(株)도 실적 호전 기대감에 1% 이상 상승했다.

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도 대부분 상승세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는 이날 일본 반도체 기업의 실적 호전 소식 등에 힘입어 1.74% 올랐고, 중국 부동산 추가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나흘 연속 하락했던 중국 상하이 증시도 이날 1.80%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인 것은 IT(정보기술)업체인 애플 등 세계 주요 기업이 잇따라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시장의 예상을 훌쩍 넘어선 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일본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는 21일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들이 올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주요국들에서 일제히 예상 밖의 좋은 기업실적이 나오면서 골드만삭스 악재에 따른 불안감을 잠재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골드만삭스 사태는 경제 이슈 아닌 정치 이슈라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증시가 받는 충격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면서 "주요 국가의 경기 회복세와 주요 기업의 실적 호전 등을 감안할 때 글로벌 증시가 다소 기술적 조정을 받더라도 추세적으로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