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믈' 차승원, "야수성을 품고..대역없는 결투신 아찔"
입력 : 2010.04.22 15:13 | 수정 : 2010.04.23 14:05
| 대한민국에서 수트가 가장 잘 어울리는 '간지남' 차승원이 이번엔 도포와 갓 그리고 예리한 칼로 무장했다. 사극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감독 이준익)에서 차승원은 고고한 학처럼 보이지만 속에는 송곳니를 세운 맹수인 이몽학으로 변신했다. 이몽학은 차승원의 남성적 DNA에 인물의 순수 야수성이 합쳐져 근래 보기 힘든 완벽한 남성 캐릭터로 태어났다. |
| 동갑내기 황정민과 첫 작품 호흡 척척 |
| 드라마-영화 줄줄이 캐스팅 복 터졌죠 개인적으로 코미디 좋아…조만간 복귀 |
-이번엔 좀 악역이다.
▶팬카페 친구들이 무섭다고 하더라. '시티홀' 때 스위트한 모습을 보다가 송곳니에 칼 들고, 하얀 도포에 피 묻히니까 무섭다고 난리다. 이몽학 캐릭터 자체가 야만성이다.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면 맹수가 가만히 있을 때는 위협적이지 않지만 먹이를 향해 달려들 땐 다르다. 그래서 맹수다. 이몽학도 누굴 죽일 때 그런 느낌이 나온다. 이몽학의 송곳니는 다큐를 보고 착용한 거다. 또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거미의 성' 주인공 미후네 도시로에게도 많은 영감을 얻었다.
-황정민과의 대결 신은 너무 리얼해 소름이 끼친다.
▶액션 장면은 보통 영화적 표현이라 현실을 초월하는데 우리의 칼 액션은 발이 땅에 붙어있다. 리허설 때는 영화보다 더 힘줘서 했는데, 감독님이 너무 위험하다고 말렸다. 정민씨랑 놀이라 생각하고 하자고 했다. 서로 피하고 막고 찌르고 하는 리듬을 전부 맞춰야 하는 거였다. 맹인 역의 정민씨는 실눈으로 본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눈을 감고 있으니 내가 더 겁이 났다. 원래 대역이 있었는데 촬영 전에 눈에 부상을 입어 결국 대역 없이 모두 소화했다. 이런 과격한 액션은 처음이었다.
-동갑내기 황정민과 처음 같이 작품을 했다.
▶(웃음) 이젠 서로 얼굴을 보면 웃음이 난다. 며칠 전에 둘이 느와르 영화를 꼭 찍자고 약속했다. 남자 배우가 할 수 있는 마지막이 느와르 장르인거 같다. 음산한 분위기에 세상에 버려진 두 남자가 끝까지 달려가는 그런 류, 칼싸움 하듯이 서로가 사투를 벌이는 그런 영화를 둘이서 하자고 했다. 괜찮을 거 같지 않나. 이번 작품에선 둘이 만나는 부분이 적어서 아쉬웠다. 다음엔 촬영 때에 둘이서 오래 만날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다.
▶팬카페 친구들이 무섭다고 하더라. '시티홀' 때 스위트한 모습을 보다가 송곳니에 칼 들고, 하얀 도포에 피 묻히니까 무섭다고 난리다. 이몽학 캐릭터 자체가 야만성이다. 동물 다큐멘터리를 보면 맹수가 가만히 있을 때는 위협적이지 않지만 먹이를 향해 달려들 땐 다르다. 그래서 맹수다. 이몽학도 누굴 죽일 때 그런 느낌이 나온다. 이몽학의 송곳니는 다큐를 보고 착용한 거다. 또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거미의 성' 주인공 미후네 도시로에게도 많은 영감을 얻었다.
-황정민과의 대결 신은 너무 리얼해 소름이 끼친다.
▶액션 장면은 보통 영화적 표현이라 현실을 초월하는데 우리의 칼 액션은 발이 땅에 붙어있다. 리허설 때는 영화보다 더 힘줘서 했는데, 감독님이 너무 위험하다고 말렸다. 정민씨랑 놀이라 생각하고 하자고 했다. 서로 피하고 막고 찌르고 하는 리듬을 전부 맞춰야 하는 거였다. 맹인 역의 정민씨는 실눈으로 본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눈을 감고 있으니 내가 더 겁이 났다. 원래 대역이 있었는데 촬영 전에 눈에 부상을 입어 결국 대역 없이 모두 소화했다. 이런 과격한 액션은 처음이었다.
-동갑내기 황정민과 처음 같이 작품을 했다.
▶(웃음) 이젠 서로 얼굴을 보면 웃음이 난다. 며칠 전에 둘이 느와르 영화를 꼭 찍자고 약속했다. 남자 배우가 할 수 있는 마지막이 느와르 장르인거 같다. 음산한 분위기에 세상에 버려진 두 남자가 끝까지 달려가는 그런 류, 칼싸움 하듯이 서로가 사투를 벌이는 그런 영화를 둘이서 하자고 했다. 괜찮을 거 같지 않나. 이번 작품에선 둘이 만나는 부분이 적어서 아쉬웠다. 다음엔 촬영 때에 둘이서 오래 만날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다.
-이몽학은 야망을 위해 여자를 버리는데, 차승원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나.
▶그런게 항상 딜레마다. 남자는 정말 중요한 순간 사랑하지만 어쩔 수없이 여자를 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사랑 이상의 가치는 없는 거 같다. 옛 현인이나 문학가들이 늘 얘기하는 것의 핵은 사랑이다. 그 사람들이 그토록 찬양하는 게 사랑 아닌가. 그만큼 중요한 거다.
-지난해부터 출연 작품이 정말 많다.
▶우연찮게 그렇게 됐다. 지난해 드라마 '시티홀'이 끝날 쯤 영화 '시크릿'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좀 있다 이준익 감독이 사극 영화를 하자는데, 어떤 배우가 안하겠나. 그래서 했다. 전쟁영화도 해보고 싶었는데 '포화 속으로'(감독 이재한) 얘기가 나왔다. 앞으로 내가 몇 번이나 더 전쟁영화를 찍겠나 싶어 바로 OK했다. 그동안 작은 드라마만 해서 대작 드라마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더니 갑자기 '아테나:전쟁의 여신'이 들어왔다. 역시 '이번엔 좀 쉬고 싶어요'라고 할 배우가 어디 있겠나. 주변에서도 무슨 캐스팅 작전을 쓴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
-왜 그렇게 캐스팅이 잘 되나.
▶요새 재미있고, 스트레스 안 받고 일 하자는 생각으로 지낸다. 곁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잘 사는 게 목적이다. 예전엔 '어떻게 할까?'란 부담도 있고, 내 거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에서 자유로워졌다. 그러니까 사람들과의 소통이 좋아졌다. 심각하게 '이거를 통해 뭘 얻자'란 생각이 아니라 '좋은 거 열심히 잘하면 된다'란 생각뿐이다.
-과거 차승원표 코미디 영화가 있을 정도였는데 코미디로의 컴백은.
▶'아테나'가 끝나면 멜로 아니면 느와르를 한 편 하고 오랜만에 코미디를 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코미디 장르를 정말 좋아한다. 어떤 장르의 드라마든 위트가 있는 게 좋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선 이몽학 캐릭터가 정민씨처럼 해학을 넣을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런게 항상 딜레마다. 남자는 정말 중요한 순간 사랑하지만 어쩔 수없이 여자를 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사랑 이상의 가치는 없는 거 같다. 옛 현인이나 문학가들이 늘 얘기하는 것의 핵은 사랑이다. 그 사람들이 그토록 찬양하는 게 사랑 아닌가. 그만큼 중요한 거다.
-지난해부터 출연 작품이 정말 많다.
▶우연찮게 그렇게 됐다. 지난해 드라마 '시티홀'이 끝날 쯤 영화 '시크릿'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좀 있다 이준익 감독이 사극 영화를 하자는데, 어떤 배우가 안하겠나. 그래서 했다. 전쟁영화도 해보고 싶었는데 '포화 속으로'(감독 이재한) 얘기가 나왔다. 앞으로 내가 몇 번이나 더 전쟁영화를 찍겠나 싶어 바로 OK했다. 그동안 작은 드라마만 해서 대작 드라마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더니 갑자기 '아테나:전쟁의 여신'이 들어왔다. 역시 '이번엔 좀 쉬고 싶어요'라고 할 배우가 어디 있겠나. 주변에서도 무슨 캐스팅 작전을 쓴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
-왜 그렇게 캐스팅이 잘 되나.
▶요새 재미있고, 스트레스 안 받고 일 하자는 생각으로 지낸다. 곁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잘 사는 게 목적이다. 예전엔 '어떻게 할까?'란 부담도 있고, 내 거를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에서 자유로워졌다. 그러니까 사람들과의 소통이 좋아졌다. 심각하게 '이거를 통해 뭘 얻자'란 생각이 아니라 '좋은 거 열심히 잘하면 된다'란 생각뿐이다.
-과거 차승원표 코미디 영화가 있을 정도였는데 코미디로의 컴백은.
▶'아테나'가 끝나면 멜로 아니면 느와르를 한 편 하고 오랜만에 코미디를 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코미디 장르를 정말 좋아한다. 어떤 장르의 드라마든 위트가 있는 게 좋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선 이몽학 캐릭터가 정민씨처럼 해학을 넣을 수 있는 부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