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예금 금리를 보장해왔던 저축은행들마저 조만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3%대로 주저앉힐 전망이다. 시중금리가 떨어지면서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미 시중은행들의 저축성 예금의 월평균 금리는 3% 초반대로 떨어진 상태다.
올 초만 해도 웬만한 저축은행에서 연 5%대 금리로 정기예금에 가입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연 4%대 초반에 그친다. 3개월여 만에 예금 금리가 1%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심리적인 지지선인 4%가 깨질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이달 들어 저축은행들은 거의 매주 기습적으로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주 정기예금 금리로 연 4.6%를 지급했던 미래저축은행(서울)은 19일 연 3.9%로 전격 인하했다가 20일 연 4.3%로 끌어올렸다. 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너무 금리 차가 나서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프라임저축은행(서울)은 21일부터 1년 만기 예금 금리를 연 4.5%에서 연 4%로, 6개월 만기 예금 금리를 연 3.9%에서 연 3.3%로 각각 내렸다. 이 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로 연 4%를 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소재 저축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주고 있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22일 1년 만기 예금 금리를 연 4.8%에서 연 4.5%로 0.3%포인트, 1년 만기 적금 금리를 연 5.8%에서 연 5.6%로 0.2%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토마토저축은행(경기)도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솔로몬저축은행(서울)은 19일부터 1년짜리 예금 금리를 0.3%포인트 내린 연 4.2%, 적금 금리를 0.2%포인트 내린 연 5%로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금리를 인하하는데도 자금 이동은 거의 없다. 이호준 토마토저축은행 팀장은 “지난주 금리를 내렸는데도 투자처가 마땅치 않기 때문인지 자금이 이탈하기는커녕 계속 유입되고 있어 금리를 추가로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 예금에 돈을 맡길 시기를 저울질하던 투자자라면 예금 가입을 서두르는 게 좋다고 말한다. 정부나 한은에서 금리 인상 시기를 계속 미루고 있어 당분간은 예금 금리가 오를 확률보다 내릴 확률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정기적금이나 단기예금에는 고객 유치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주는 곳도 있으니, 이런 곳을 노려보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