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대형覇싸움

〈제4보〉(53~65)=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마추어들에게 프로 대회는 범접할 수 없는 '성역'이었다. 입단대회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프로 자격증 한 장이 양쪽의 신분을 칼처럼 갈라놓았던 것. 하지만 지나치게 좁은 입단 문호로 인해 막강한 아마 실력자들이 적체(積滯)돼 가고, 어린 유망주들이 바둑계 진입을 포기하는 등 여러 문제점들이 쏟아지자 제한적이지만 문호가 개방되기 시작했다. 아마들 입장에선 가위 민주화(?) 시대가 열린 셈.

53으로는 56 자리에 헤딩하는 수도 일책이다. 참고도 8까지 흑은 우상변을 알차게 지켜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백의 외곽이 두터운데다 중앙 흑이 근거 없이 떠도는 상태여서 지나치게 실리를 밝히는 수란 결론. 54 단수부터 56까지는 피차 기세의 진행이다. 57, 59로 동정을 살필 때 백이 58, 60으로 몰아쳐 본격적인 패(覇)싸움이 됐다.

62로 뛰었을 때 63으로 단수쳐서 패의 크기는 갈수록 커져간다. 이런 2단, 3단 패가 등장하면 전국적인 흥정이 불가피해진다. 결국 교환이 필수가 되는데 그 이해득실이 워낙 복잡해 최고 수준의 프로들도 골머리를 썩이곤 한다. 65에 붙여간 수는 팻감. 당장 이 수부터 받아야 할지, 외면하고 패를 해소해야 할지 아리송한데…. (58 64…△,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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