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이 뿜어내는 名山의 위엄

서울시립미술관은 4월 23일부터 5월 30일까지 《오승우전(展)》을 연다.

국내 서양화단의 원로 작가인 오 화백의 작품 기증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그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대표작들을 보여주고 있다. 오승우 화백은 한국 서양화의 선구자로 꼽히는 고(故) 오지호 화백의 아들로, 27세 때 국전에 특선하고 30대에 추천작가에 오르는 등 50여년간 정열적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김우임 큐레이터는 "오 화백은 2008년 〈남해금산〉 등 35점의 작품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며 "서울시립미술관이 작가로부터 작품을 기증받고 개인전을 기획한 것은 박노수와 권영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라고 말했다.

전시에는 오 화백의 〈백산 시리즈〉를 비롯해 〈문화유산 시리즈〉 〈십장생 시리즈〉 등 대표적인 경향을 들여다볼 수 있다. <한국의 고적과 민속〉은 사찰과 불상 등 우리 문화의 전통에 대한 작가의 탐구를 보여주며, 〈백산 시리즈〉는 오 화백이 직접 산을 찾아다니며 담아내고자 했던 기운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명산(名山) 100곳을 찾아간다는 의미에서 백산이다. 작가는 우리 산이 품고 있는 웅장한 기운과 위엄을 굵은 터치와 차분해진 색으로 표현했다. 작품 〈남해금산〉은 금산의 수려함과 넓고 잔잔한 바다의 부드러움이 잘 살아 있다.

〈문화유산 시리즈〉는 중국과 인도 등 주변 국가의 고건축과 종교 건축을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를 탐색했다. 〈십장생 시리즈〉에서는 실재하는 대상이 아닌 관념의 세계를 보여준다. 영원과 장수(長壽)를 기원했던 십장생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돌아 보게 한다. 입장료 700원. (02)2124-8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