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무리한 作戰

〈제6보〉(81~96)=88년생인 김현찬은 꼬마 시절 해태배, 이창호배 등에서 준우승했던 영재 출신. 한국기원 연구생 시절에도 장래를 촉망받으며 쑥쑥 성장했지만 좁은 입단 관문을 뚫는 데는 끝내 실패, 19세 '정년'에 걸려 퇴출됐다. 이후 제90회 전국체전 금메달, 학초배 우승을 거쳐 재작년 제13회 LG배 아마선발전서도 우승했다. 아마 랭킹 100걸 가운데 현재 2위에 올라 있는 그의 꿈은 아직도 변함없이 프로 진출이다.

우상귀의 참화(慘禍)에 당황한 흑, 다시 81이란 완착을 놓는다. 지금은 참고도 1로 뛰어들어 15까지 집을 챙기며 훗날을 기약해야 할 장면. 백이 A로 잡는 것은 두렵지 않다. 흑B로 빠져 "감사합니다"하고 외칠 판이다. 88까지 중앙 흑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반면 하변의 소득은 미미하다. 이 근처 흑이 둔 수들은 모조리 악수였던 셈이다.

뒤늦게 놓인 89가 더 심각한 문제수. 중앙 미생마를 방치한 채 '4귀생'을 도모하는 극단적 실리전법으로,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작전이란 지적이 나왔다. 89론 어떤 대안이 있었을까. '가'와 '나'를 선수 교환 후 흑 '다', 백 '라'를 거쳐 '마'의 붙임으로 귀를 교란하는 게 그럴듯했다. 아무튼 96까지 쌍방 정석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