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러시아 날고, 브라질·중국은 기고

작년 한해 50~110%대의 고(高)수익률로 기염을 토하던 신흥국펀드들이 올 들어서는 나라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 중 러시아에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며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브라질과 중국에서는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감으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펀드 수익률도 신통치 않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러시아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14.21%(23일 기준)로, 전체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 가운데 가장 높았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5.61%로 가장 높다.

반면, 중국펀드는 올 들어 마이너스 3.24%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한해 119%의 고수익을 낸 브라질펀드도 올 들어 마이너스 4.34%를 내고 있다. 인도 펀드도 올해 4.64%로 작년(85%)과 비교할 때 그리 높지 않았다.

이처럼 신흥국펀드들의 수익률이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 신흥국에 무조건적으로 투자를 늘리던 글로벌투자자들의 투자 패턴이 올 들어 국가별로 차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시장 조사기관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러시아 지역에 대한 글로벌투자자들의 펀드자금은 10주 연속 늘어나며 올 들어 17억2000만달러(약 1조9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브라질에서는 금리 인상 우려로 이달 들어서만 4억7400만달러(5200억원)의 투자자금이 유출됐다.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로 오는 28일(현지시각) 기준 금리가 0.5%포인트 상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시도 이달 들어 1.22% 하락했다. 인도는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높은 물가상승률(3월 9.9%)에, 올해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재정적자 우려까지 겹치면서 증시 오름세가 당분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역시 긴축 정책 우려로 지난달까지만 해도 글로벌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러나 지난주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앤서니 볼턴(Bolton)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투자부문 대표가 약 7억달러(7700억원) 규모의 중국펀드를 설정하면서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자금(주간 단위)이 중국에 유입된 점이 긍정적으로 분석됐다. 따라서 여러 나라에 분산 투자했던 신흥국펀드 투자자들의 경우 국가별 정책 상황을 비교해서 올해는 1~2개 신흥국가로 압축해서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