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부천] [이 사람] 50대 '늦깎이 화가' 조성완씨
입력 : 2010.04.28 02:56
"나이 들어도 꿈 있으면 불가능은 없어"
5월 1일까지 서양화 개인전, 한 인물 50번 넘게 그리기도… "주부들 과감히 꿈 펼치기를"
25일 오후 인천 중구 학생교육문화회관 2층 전시실. 서양화 기법으로 그린 유화 40점이 걸려 있다. 인천 신도와 검단 신도시, 김포 대명포구 등 인천 지역의 풍경을 담은 색채 넘치는 그림들이다. 이 그림들은 아마추어 서양화가인 조성완(58)씨의 작품이다.
"50살 넘어 처음으로 붓을 든 뒤 8년 동안 그린 그림들입니다. 손자 손녀가 5명이 되는 할머니이기도 하지만, 뒤늦게 그림이라는 늦둥이를 가졌어요.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조씨는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두 달에 한 번씩 완성한 그림을 지난 24일부터 5월 1일까지 이곳 문화회관에서 '낯설음을 벗고 싶은 마음으로'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50살 넘어 처음으로 붓을 든 뒤 8년 동안 그린 그림들입니다. 손자 손녀가 5명이 되는 할머니이기도 하지만, 뒤늦게 그림이라는 늦둥이를 가졌어요.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조씨는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두 달에 한 번씩 완성한 그림을 지난 24일부터 5월 1일까지 이곳 문화회관에서 '낯설음을 벗고 싶은 마음으로'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50년 만에 드디어 화가의 꿈을 이뤘습니다. 나이 들어서 수십 번 반복해서 연습해도 그림이 낯설게만 느껴졌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개인전을 계기로 제 스스로 그 낯설음을 벗고 싶었습니다."
경기도 청평 출신인 조씨는 6남매 중 3번째다. 철도공무원인 아버지 밑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랐다. 학교에선 조씨에게 "그림을 잘 그린다"며 칭찬이 자자했지만 당시 형편으로 붓, 팔레트 같은 미술 재료를 사기가 막막했다. 중학교 다닐 때 등록금을 제대로 못 내 담임교사로부터 "학비를 내지 못하면 시험을 못 보게 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 집 주변의 풍경을 보면서 '훌륭한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긴 했지만 가정 형편상 불가능했다"고 했다. 교사가 되기 위해 입학한 춘천교대의 미술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 등록금 외에 각종 물감, 붓을 구입하는 재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 뒤 인천지역에서 지금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지난 2002년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교직 후배의 집을 갔는데 취미로 그린 그림을 거실에 걸어놓았어요. 자신의 딸이 삼촌의 군화를 신고 있는 그림이었어요. 순간 뒤통수를 누가 탁 치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 뭐 하고 살았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막 뜨거워지는 겁니다."
조씨는 그때 "반드시 내가 그린 그림을 거실에 걸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무려 40년 만에 그림에 도전했지만 팔레트 사용법이나 붓 빠는 방법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무작정 집 인근 화실을 찾아갔다. 조씨는 "화실의 화백이 '나이 때문에 힘들다'고 했지만 '나는 반드시 한다'고 설득했다"고 했다. 초등학교 일을 마치는 주말이면 밤낮 가릴 것 없이 화실에서 살았다. 집의 빈 방에도 작은 화실을 차렸다. 여름·겨울 방학 때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붓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진짜 머리가 안 돌아가는 것을 실감했어요. 아이들은 백지상태에서 그림을 그려서 창의적인데, 저는 이미 알고 있는 상식이 있으니까 그림이 새롭지가 못한 거예요. 때로는 '정말 그만두고 싶다'는 소리가 목젖까지 차고 올라오더군요."
그는 신문에서 김혜수, 김태희 등 유명 탤런트들의 사진을 오려 인물 그림부터 연습했다. 한 인물을 50번 넘게 그려댔다. 또 한 달에 수차례씩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인천 지역을 누비며 그림 소재를 찍었다.
유일한 걸림돌은 체력이었다. 조씨는 "새벽 4시까지 그림을 그리다 대상포진에 걸리기도 했다"며 "목과 척추에 무리가 가 그림 하나를 완성한 다음에는 반드시 병원에서 침을 맞았다"고 했다. 그럴 때면 남편 신용우(57·초등학교 교사)씨가 "당신 지금까지 가족을 위해 고생했는데 자신의 꿈을 또 가지려면 힘을 들여 또 노력해야 하고 포기하면 남는 게 없다"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 결과 조씨는 지난 2005년부터 작년까지 인천시 미술전람회, 경기도 미술대전 등에서 입선·특선을 9번 했다. 조씨는 "지난 1월 문화회관에서 '경력을 많이 쌓았으니 개인전을 열어보시라'고 전화가 왔다"며 "처음엔 '나는 그런 자격이 못 된다'고 했지만 끝내 수락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앞으로 초등학교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담은 그림을 담은 개인전을 또 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늦은 나이지만 불가능은 없다"고 했다.
"이 시대를 사는 제 또래의 주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남편 밥 해주고 자식 키우느라 고생한 주부님들, 오랫동안 간직해온 자신의 꿈이 있다면 두려워 마시고 펼치세요.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답니다."
경기도 청평 출신인 조씨는 6남매 중 3번째다. 철도공무원인 아버지 밑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랐다. 학교에선 조씨에게 "그림을 잘 그린다"며 칭찬이 자자했지만 당시 형편으로 붓, 팔레트 같은 미술 재료를 사기가 막막했다. 중학교 다닐 때 등록금을 제대로 못 내 담임교사로부터 "학비를 내지 못하면 시험을 못 보게 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어렸을 때 집 주변의 풍경을 보면서 '훌륭한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긴 했지만 가정 형편상 불가능했다"고 했다. 교사가 되기 위해 입학한 춘천교대의 미술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 등록금 외에 각종 물감, 붓을 구입하는 재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 뒤 인천지역에서 지금까지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지난 2002년이었습니다. 제가 아는 교직 후배의 집을 갔는데 취미로 그린 그림을 거실에 걸어놓았어요. 자신의 딸이 삼촌의 군화를 신고 있는 그림이었어요. 순간 뒤통수를 누가 탁 치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 뭐 하고 살았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막 뜨거워지는 겁니다."
조씨는 그때 "반드시 내가 그린 그림을 거실에 걸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무려 40년 만에 그림에 도전했지만 팔레트 사용법이나 붓 빠는 방법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무작정 집 인근 화실을 찾아갔다. 조씨는 "화실의 화백이 '나이 때문에 힘들다'고 했지만 '나는 반드시 한다'고 설득했다"고 했다. 초등학교 일을 마치는 주말이면 밤낮 가릴 것 없이 화실에서 살았다. 집의 빈 방에도 작은 화실을 차렸다. 여름·겨울 방학 때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붓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진짜 머리가 안 돌아가는 것을 실감했어요. 아이들은 백지상태에서 그림을 그려서 창의적인데, 저는 이미 알고 있는 상식이 있으니까 그림이 새롭지가 못한 거예요. 때로는 '정말 그만두고 싶다'는 소리가 목젖까지 차고 올라오더군요."
그는 신문에서 김혜수, 김태희 등 유명 탤런트들의 사진을 오려 인물 그림부터 연습했다. 한 인물을 50번 넘게 그려댔다. 또 한 달에 수차례씩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인천 지역을 누비며 그림 소재를 찍었다.
유일한 걸림돌은 체력이었다. 조씨는 "새벽 4시까지 그림을 그리다 대상포진에 걸리기도 했다"며 "목과 척추에 무리가 가 그림 하나를 완성한 다음에는 반드시 병원에서 침을 맞았다"고 했다. 그럴 때면 남편 신용우(57·초등학교 교사)씨가 "당신 지금까지 가족을 위해 고생했는데 자신의 꿈을 또 가지려면 힘을 들여 또 노력해야 하고 포기하면 남는 게 없다"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 결과 조씨는 지난 2005년부터 작년까지 인천시 미술전람회, 경기도 미술대전 등에서 입선·특선을 9번 했다. 조씨는 "지난 1월 문화회관에서 '경력을 많이 쌓았으니 개인전을 열어보시라'고 전화가 왔다"며 "처음엔 '나는 그런 자격이 못 된다'고 했지만 끝내 수락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앞으로 초등학교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을 담은 그림을 담은 개인전을 또 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늦은 나이지만 불가능은 없다"고 했다.
"이 시대를 사는 제 또래의 주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남편 밥 해주고 자식 키우느라 고생한 주부님들, 오랫동안 간직해온 자신의 꿈이 있다면 두려워 마시고 펼치세요.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