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은?
입력 : 2010.05.02 16:10
| 칸 영화제는 영화의 예술적인 수준과 상업적 효과의 균형을 적절히 맞춰 세계 영화 만남의 장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단골 거장 감독들이 총집결해 그 어느 해보다 화려한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칸을 바라보는 국내 전문가들의 시선은 어떨까. 중앙대 예술대학원 조혜정 교수와 1000만 관객몰이에 성공한 영화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영화평론가 강유정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
| 칸은 '세계영화계의 사교장' '하녀' 원초적 욕망-흡입력 |
| 심사위원들 관심끌기 충분 |
-한국의 영화 전문가 입장에서 보는 칸 영화제는 어떤 영화인가.
▶(조)칸 영화제는 여전히 세계영화제와 영화산업의 중심이다. 흔히 영화의 예술성과 산업으로서의 성격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영화제로 평가 받고 있으며, '세계영화계의 사교장'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각 영화제마다 개성과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칸의 품위와 명성을 위협하는 영화제는 아직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오만하다는 인상도 짙다.
▶(윤)감독의 작품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영화제다. 세계 3대 영화제중 특히 한국에서는 칸의 명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 같다. 아마도 그간 칸에서의 수상 실적이 좋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강)패션계에 프레타 포르테가 있다면 영화계에는 칸이 있다. 권위 있는 이 영화제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린다는 것 만으로도 작가적 개성과 실력이라는 부분에 공증을 받게 되는 셈이다. 특히 칸은 실험성 있는 영화들에 애정을 보여왔다. 90년대 이후 난해함에서 탈피해 개성있는 작가성을 주목한다는 점에서 대중들에게도 새롭게 환기된 바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에 대한 애착과 기대는 이런 점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출품된 '마더'와 '박쥐'의 경우, 국내서의 흥행성적은 달랐다.
▶(조)흥행에서 칸 영화제 수상의 프리미엄이 작동하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고급문화 취향 관객들의 '지적 허영'은 어느 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으나, 이것이 광폭의 관객 스펙트럼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마더'와 '박쥐' 모두 개념(모성, 욕망의 갈증)을 직관으로 풀어가지만, '마더'가 한국적 정서와 상황을 경험적으로 환기시키는 데 비해서 '박쥐'는 동, 서양 문화의 혼종성을 관념적으로 접근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소구계층(한국의 관객, 서구의 영화평론가 등 전문가그룹)이 다르고 그들의 반응 역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윤)마더와 박쥐는 작품성에 있어 그 누구도 의심받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다만 상업성에 있어 대중이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낀 부분이 있어서 소위 말하는 '초대박'을 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칸은 대중성, 상업성보다 그 작품이 가지고 있는 작가적인 완성도에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에 훌륭한 성적을 낸 것 같다. 그것이 칸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아닐까?
▶(강)칸 영화제는 영화의 관습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실험적 노력에 관대하다. 오히려 그런 것을 기다린다. '마더'는 스릴러라는 장르 영화에 속하지만 그 문법을 한국적으로 변주했고, '박쥐'는 작가 박찬욱의 개성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이 말은 두 작품 모두 관객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평범한 대중 영화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독특한 개성은 낯설게 하기와 '생각'을 요구한다.
현대 관객들은 점점 더 단순하게 영화에 몰입하기를 바란다. 단순한 여가 선용을 위해 대개 영화를 선택하기에 지난해 수상작들은 피로하다 여겨졌을 것이다.
-올해 전도연이 출연하는 영화 '하녀'의 수상 가능성은.
▶(조)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기 때문에 인지도 면에서의 프리미엄은 있을 것이다. 또한 '하녀'라는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 욕망과 흡인력이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윤)칸의 여인이 두 번째 도전을 하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수상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박찬욱 감독 이외에 또 다른 감독이 칸의 주인공이 된다면 한국 영화계의 저력을 또다시 세계에 알릴 수 있으니까. 전도연씨도 '하녀'를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을텐데 상업적 성공은 물론 작품성으로도 전 세계에 인정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강)하녀는 김기영 감독의 역작을 리메이크 하고 있다. 이미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칸의 눈도장을 받았던 임상수의 작품인데다 기수상자 전도연의 출연은 예견된 탄탄함을 보여준다. 화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칸의 정치학으로 볼 때, 매년 이어지는 연속 수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 수상자들에 대한 예우와 관심에서 끝나지 않을까?
▶(조)칸 영화제는 여전히 세계영화제와 영화산업의 중심이다. 흔히 영화의 예술성과 산업으로서의 성격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영화제로 평가 받고 있으며, '세계영화계의 사교장'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각 영화제마다 개성과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칸의 품위와 명성을 위협하는 영화제는 아직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오만하다는 인상도 짙다.
▶(윤)감독의 작품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영화제다. 세계 3대 영화제중 특히 한국에서는 칸의 명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 같다. 아마도 그간 칸에서의 수상 실적이 좋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강)패션계에 프레타 포르테가 있다면 영화계에는 칸이 있다. 권위 있는 이 영화제에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린다는 것 만으로도 작가적 개성과 실력이라는 부분에 공증을 받게 되는 셈이다. 특히 칸은 실험성 있는 영화들에 애정을 보여왔다. 90년대 이후 난해함에서 탈피해 개성있는 작가성을 주목한다는 점에서 대중들에게도 새롭게 환기된 바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에 대한 애착과 기대는 이런 점을 잘 보여준다.
-지난해 출품된 '마더'와 '박쥐'의 경우, 국내서의 흥행성적은 달랐다.
▶(조)흥행에서 칸 영화제 수상의 프리미엄이 작동하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고급문화 취향 관객들의 '지적 허영'은 어느 정도 충족시켜줄 수 있으나, 이것이 광폭의 관객 스펙트럼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마더'와 '박쥐' 모두 개념(모성, 욕망의 갈증)을 직관으로 풀어가지만, '마더'가 한국적 정서와 상황을 경험적으로 환기시키는 데 비해서 '박쥐'는 동, 서양 문화의 혼종성을 관념적으로 접근하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소구계층(한국의 관객, 서구의 영화평론가 등 전문가그룹)이 다르고 그들의 반응 역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윤)마더와 박쥐는 작품성에 있어 그 누구도 의심받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다만 상업성에 있어 대중이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낀 부분이 있어서 소위 말하는 '초대박'을 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칸은 대중성, 상업성보다 그 작품이 가지고 있는 작가적인 완성도에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에 훌륭한 성적을 낸 것 같다. 그것이 칸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아닐까?
▶(강)칸 영화제는 영화의 관습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실험적 노력에 관대하다. 오히려 그런 것을 기다린다. '마더'는 스릴러라는 장르 영화에 속하지만 그 문법을 한국적으로 변주했고, '박쥐'는 작가 박찬욱의 개성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이 말은 두 작품 모두 관객들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평범한 대중 영화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독특한 개성은 낯설게 하기와 '생각'을 요구한다.
현대 관객들은 점점 더 단순하게 영화에 몰입하기를 바란다. 단순한 여가 선용을 위해 대개 영화를 선택하기에 지난해 수상작들은 피로하다 여겨졌을 것이다.
-올해 전도연이 출연하는 영화 '하녀'의 수상 가능성은.
▶(조)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기 때문에 인지도 면에서의 프리미엄은 있을 것이다. 또한 '하녀'라는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 욕망과 흡인력이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윤)칸의 여인이 두 번째 도전을 하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수상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박찬욱 감독 이외에 또 다른 감독이 칸의 주인공이 된다면 한국 영화계의 저력을 또다시 세계에 알릴 수 있으니까. 전도연씨도 '하녀'를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을텐데 상업적 성공은 물론 작품성으로도 전 세계에 인정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강)하녀는 김기영 감독의 역작을 리메이크 하고 있다. 이미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칸의 눈도장을 받았던 임상수의 작품인데다 기수상자 전도연의 출연은 예견된 탄탄함을 보여준다. 화제가 되기는 하겠지만, 칸의 정치학으로 볼 때, 매년 이어지는 연속 수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 수상자들에 대한 예우와 관심에서 끝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