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국제영화제 도전사

84년 '물레야 물레야' 칸 첫 인연

…02년 임권택 감독 '취화선' 감독상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와 처음으로 인연은 맺은 건 1984년 이두용 감독의 '물레야 물레야'가 특별부문상을 받으면서다.

최초의 경쟁부문 진출작은 1999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며, 그해 송일곤 감독의 '소풍'은 단편부문에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2002년에는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받았고, 2004년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했다. 연기파 배우 최민식은 공교롭게도 이 두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칸과의 특별한 인연을 과시했다. '올드보이'는 같은 해 시체스영화제에서 작품상도 받았다.

뭐니뭐니해도 화룡점정의 주인공은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전도연이다. 한국 영화의 우수성과 한국 배우의 연기력을 제대로 알린 획기적인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며 칸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한국 영화는 칸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와 베를린영화제에서도 값진 수확을 했다.

강대진 감독의 '마부'는 1961년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받으며 일찌감치 한국영화의 위력을 입증했고, 1994년 장선우 감독의 '화엄경'과 2007년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이 영화제에서 각각 알프레드바우어상을 안으며 명맥을 이었다.

베니스영화제는 1987년 당대 최고의 여배우 강수연을 낳았다.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에서 열연한 강수연은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으로 일약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났으며, 1989년 역시 임권택 감독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에서 또 한 번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명성을 이었다.

임권택 감독은 강수연 외에도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주인공을 두 명 더 배출하며 '스타 제조기'로서의 위력을 입증했다. 1988년 몬트리올영화제 신혜수('아다다')와 1993년 상하이영화제 오정해('서편제')다.

2002년 베니스영화제는 한국 영화계에 겹경사를 안겼다.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감독상과 신인배우상을 동시에 품은 것이다. 설경구와 호흡을 맞춘 문소리는 신인배우상을 받으며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으며, 이듬해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으로 스톡홀름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공인받았다. 특히 '오아시스'는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복수의 상을 따낸 최초의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각별하다.

김기덕 감독은 2004년 이승연-재희 주연의 '빈 집'으로 감독상을 차지하며 베니스영화제에 또 하나의 한국 영화 자취를 남겼다.

주요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로는 심혜진(1990년 '그들도 우리처럼'-낭트영화제) 이혜숙(1991년 '은마는 오지 않는다'-몬트리올영화제) 최명길(1994년 '장미빛 인생'-낭트영화제) 이영애(2005년 '친절한 금자씨'-시체스영화제) 김꽃비(2009년 '똥파리'-라스팔마스국제영화제) 등이 있고, 남우주연상은 박지빈(2005년 '안녕, 형아'-뉴몬트리올영화제) 하정우(2007년 '시간'-판타스포르토영화제) 양익준(2009년 '똥파리') 이선균(2010년 '파주'-이상 라스팔마스영화제) 등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