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입힌다고 졸작이 명작 되나" "한국은 촬영보다 변환 집중해야"

"현재 3D 열풍은 TV와 대기업의 음모이며, 여기에 충무로가 속고 있는 것이다."(정재형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 "나쁜 영화에 3D를 입힌다고 해서 좋은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마크 샤베즈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교수) "일본에서는 조만간 사람들이 3D 영화를 지겨워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가케오 요시오 일본 기네마준보 영화종합연구소장)

전주국제영화제에서 3D 열풍에 대한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개막 이틀째인 지난달 30일 전주 코아호텔에서 한국영화기자협회(회장 김호일) 주최로 열린 세미나 '3D 영화와 한국 영화의 미래'에서 발제자들은 현재의 3D 열풍이 지나치게 과장돼 있으며, 한국 영화산업에 맞는 3D 영화와 정책이 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형 교수는 "아바타에 쓰인 기술은 주로 2D CG 합성이었으며, 3D의 기술적 완성도는 볼 수 없었다"며 "3D를 따라가려다 2D 시장을 놓쳐서는 안 되며 '몇 년 안에 한국 3D가 미국을 따라잡는다'는 식의 무책임한 말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 샤베즈 교수는 2D 영화를 3D로 변환하는 트렌드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쉽고 얄팍하게 돈을 벌려고 3D 변환을 하는 것은 문제"라며 "중국과 인도의 3D 시장을 선점하려는 산업적 측면은 별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김재하 한국CG협회 회장은 "2010년 들어 스마트폰과 3D 영상이라는 두 가지 충격을 접했다"며 "한국은 3D 촬영보다 2D 영화를 3D로 변환하는 산업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부가시장을 살리려면 TV를 생각지 않을 수 없으며 3D 열풍을 적대적으로만 대할 것이 아니라 영화산업의 호기로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