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의 연승 행진이 24연승에서 일단 멈췄다. 쿠데타(?)의 주역은 백홍석(24) 7단. 백 7단은 4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38기 명인전 개막전서 이세돌(27) 9단을 흑 8집 반 차로 제압, 서전을 장식했다.
이세돌은 이날 패배로 올해 초 6개월 간의 휴직에서 돌아온 뒤 기록해 온 24전 24승 기록에 처음으로 패점을 안게 됐다. 1주일 전 벌어졌던 제2회 비씨카드배 결승에서 이세돌은 중국 창하오(常昊) 9단을 3대0으로 완파하는 등 맹위를 떨치던 중이었다. 이세돌은 이날 종반 패싸움에서 팻감을 잘 못 써 패했다.
이 승리로 백홍석은 이세돌과의 역대 전적에서 4대3으로 앞서게 됐다. 게다가 이 바둑까지 3연승 중이어서 이세돌의 ‘천적’ 중 1명으로 떠올랐다. 백 7단은 대국후 "패싸움에서 이긴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상대의 24연승은 알고 있었지만 마음에 두지 않았다"라며 "내친 김에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내 바둑계 최다연승기록은 이창호가 1990년 작성한 41연승이며, 이세돌 개인 최고기록은 32연승(2000년)이다. 이세돌은 지난 2007년에도 24연승을 달리다가 입단 동기인 조한승 9단에 의해 연승이 제지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