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3D업종 설움 딛고… '올드 테크'의 부활
입력 : 2010.05.07 03:04
금형·열처리 등 전통기술 車·IT 첨단기술과 결합
가볍고 강한 제품 만들어내… 수요 급증하며 인력난까지
삼성전자가 요즘 생산하는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에는 금형강이라는 재질이 쓰인다. 이 재질은 기존 제품과 비교하면 강도가 훨씬 세고 변형이 작도록 특수 열처리를 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련된 디자인이 가능한 것도 열처리 같은 전통 기술의 뒷받침 때문에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에 있는 중소 금형업체 모아기술은 니켈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해 표면처리를 친환경적으로 할 수 있는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주로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와 거래했지만, 최근엔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모아기술 관계자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우리 같은 친환경 열처리 기술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아
이런 전통 기술은 우리 산업의 새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표면처리나 금형 같은 기술을 미국이나 유럽은 현재 거의 손을 뗀 반면, 산업화가 뒤처진 중국은 기술력이 아직 우리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조선업계도 불황탈출의 돌파구를 전통 기술의 혁신에서 찾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선박 블록을 용접할 때 특수 개발한 폴리우레탄을 넣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강도를 유지하면서 용접작업을 최소화해 생산비를 낮출 수 있었다.
최근 중국 철강업체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포스코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도 전통 기술의 혁신이다. 열처리나 표면처리 등의 기술개발을 통해 자동차·건축 등에 쓰이는 고품질의 철재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는 것은 일선 현장 기술자의 기술력"이라며 "이런 기술력을 통해 차별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전통 기술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표면공학회 이수완 회장은 "예전에는 전통 기술의 국제표준을 유럽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아시아가 이끌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본의 기술력이 흔들리는 틈새를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 기술에 일감·사람 몰려
경북에 있는 금형업체인 화신테크는 요즘 금형 기술자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일감이 작년보다 3배 정도 늘었지만, 이를 감당할 인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화신테크 이창수 경영관리팀장은 "인원 충원이 필요하지만 기술력을 만족시킬 만한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일감을 아웃소싱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처리전문 기업인 한국소둔열처리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단순 제조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술력을 가진 이 기업은 불황을 겪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기술에 대한 수요는 경기에 무관하게 줄지 않는다"며 "노는 인력 없이 항상 사람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통 기술을 직업으로 택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올해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의 용접업 과정의 경쟁률은 3대1에 달했다.
김선관 산학협력팀장은 "예전에는 용접이라고 하면 무조건 힘든 직업으로만 여겼는데 최근에는 기술자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에 있는 중소 금형업체 모아기술은 니켈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해 표면처리를 친환경적으로 할 수 있는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주로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와 거래했지만, 최근엔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모아기술 관계자는 "유럽 등 선진국에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 우리 같은 친환경 열처리 기술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새 블루오션으로 주목받아
이런 전통 기술은 우리 산업의 새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표면처리나 금형 같은 기술을 미국이나 유럽은 현재 거의 손을 뗀 반면, 산업화가 뒤처진 중국은 기술력이 아직 우리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조선업계도 불황탈출의 돌파구를 전통 기술의 혁신에서 찾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선박 블록을 용접할 때 특수 개발한 폴리우레탄을 넣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강도를 유지하면서 용접작업을 최소화해 생산비를 낮출 수 있었다.
최근 중국 철강업체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포스코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도 전통 기술의 혁신이다. 열처리나 표면처리 등의 기술개발을 통해 자동차·건축 등에 쓰이는 고품질의 철재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는 것은 일선 현장 기술자의 기술력"이라며 "이런 기술력을 통해 차별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글로벌 전통 기술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표면공학회 이수완 회장은 "예전에는 전통 기술의 국제표준을 유럽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아시아가 이끌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본의 기술력이 흔들리는 틈새를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 기술에 일감·사람 몰려
경북에 있는 금형업체인 화신테크는 요즘 금형 기술자를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일감이 작년보다 3배 정도 늘었지만, 이를 감당할 인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화신테크 이창수 경영관리팀장은 "인원 충원이 필요하지만 기술력을 만족시킬 만한 전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일감을 아웃소싱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처리전문 기업인 한국소둔열처리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단순 제조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술력을 가진 이 기업은 불황을 겪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기술에 대한 수요는 경기에 무관하게 줄지 않는다"며 "노는 인력 없이 항상 사람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통 기술을 직업으로 택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올해 한국폴리텍Ⅵ대학 포항캠퍼스의 용접업 과정의 경쟁률은 3대1에 달했다.
김선관 산학협력팀장은 "예전에는 용접이라고 하면 무조건 힘든 직업으로만 여겼는데 최근에는 기술자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국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자동차 YF쏘나타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연비가 10% 정도 향상됐다. 이는 엔진 성능의 개선뿐 아니라 차체에 쓰인 철강의 무게를 줄였기 때문이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현대차 부품 계열사인 위아가 개발한 '핫 포밍(hot forming)'이라는 금형 신기술이다.
특수 소재를 섭씨 1000도 이상 고온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 위아 프레스기술팀의 안승배 부장은 "이 기술을 통해 차량 1대당 철강의 무게를 10㎏ 줄이고, 강도는 1.5배 강해졌다"며 "친환경 차량이라는 아이디어를 최종 구현하는 것은 역시 전통 기술"이라고 말했다.
금형과 용접, 열처리 등 이른바 '3D 기술'로 불리며 소외됐던 '전통 기술'(Old Technology)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금형·열처리 같은 기술이 무게를 줄이고 강도를 세게 하는 등 첨단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때 기피 대상이던 이런 일자리에 점차 사람이 몰리고 있다.
◆첨단기술 뒷받침하는 전통 기술
림(RIM)사가 만드는 스마트폰 '블랙베리'에 아시아 기업 중 유일하게 휴대전화 케이스를 납품하는 우전&한단. 이 회사가 림의 파트너가 된 것은 순전히 금형 기술 때문이다. 이 회사는 유리섬유로 얇고 변형이 작은 케이스를 생산하는 금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종우 대표는 "물론 스마트폰의 핵심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이지만, 고객이 만졌을 때의 감촉 등 미세한 차이는 금형 기술에서 갈린다"고 말했다.
특수 소재를 섭씨 1000도 이상 고온에서 처리하는 것으로 국내에서 처음 개발했다. 위아 프레스기술팀의 안승배 부장은 "이 기술을 통해 차량 1대당 철강의 무게를 10㎏ 줄이고, 강도는 1.5배 강해졌다"며 "친환경 차량이라는 아이디어를 최종 구현하는 것은 역시 전통 기술"이라고 말했다.
금형과 용접, 열처리 등 이른바 '3D 기술'로 불리며 소외됐던 '전통 기술'(Old Technology)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금형·열처리 같은 기술이 무게를 줄이고 강도를 세게 하는 등 첨단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때 기피 대상이던 이런 일자리에 점차 사람이 몰리고 있다.
◆첨단기술 뒷받침하는 전통 기술
림(RIM)사가 만드는 스마트폰 '블랙베리'에 아시아 기업 중 유일하게 휴대전화 케이스를 납품하는 우전&한단. 이 회사가 림의 파트너가 된 것은 순전히 금형 기술 때문이다. 이 회사는 유리섬유로 얇고 변형이 작은 케이스를 생산하는 금형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종우 대표는 "물론 스마트폰의 핵심 경쟁력은 소프트웨어이지만, 고객이 만졌을 때의 감촉 등 미세한 차이는 금형 기술에서 갈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