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영화'들 같은 날 개봉 '불꽃 전쟁'

'칸의 영화'들이 같은 날 개봉해 영화팬을 즐겁게 하고 있다.

'제63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 영화 '시'(감독 이창동)와 '하녀'(감독 임상수)가 오는 13일 개봉한다. 그리고 칸영화제의 개막작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로빈후드'(감독 리들리 스코트)도 역시 같은 날 한국에서 개봉한다.

세 작품 모두 칸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어 칸의 대리전 성격을 띄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감독들의 작품이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오아시스' '밀양' 등의 작품을 통해 세계인의 감독으로 떠오른 이창동 감독과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델마와 루이스' '글레디에이터' 등의 작품으로 최고 흥행가이자 세계적 명감독으로 자리잡은 리들리 스코트의 자존심을 건 한 판 승부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그때 그사람들' 등의 화제작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는 임상수 감독까지 경쟁에 뛰어들어 더욱 뜨거운 불꽃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출연 배우들 간 경쟁도 만만치 않다. '하녀'의 전도연과 '시'의 윤정희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의 신구 대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7년 '밀양'으로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현재 대한민국 최고 여배우임을 입증한 전도연과 197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대선배 윤정희의 연기 대결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전도연은 과감한 노출과 베드 신의 강렬한 불꽃 연기를 선보였고, 16년 만에 연기에 복귀한 윤정희 역시 나이를 무색케하는 열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섬세한 두 여배우를 상대로 '로빈후드'의 러셀 크로우는 튼실한 팔뚝과 활을 자랑하며 강한 남성미를 한껏 자랑한다.

영화 팬들은 프랑스의 따뜻한 남부 해양 도시 칸을 꼭 찾지 않더라도 서울에서 '칸의 영화'들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