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美고용 호전… "유럽發 금융쇼크 완화"

4월 미국 고용시장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며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점차 뚜렷해지는 미국 경제 회복세가 그리스 등 남유럽발(發) 금융 충격을 완화시키는 작용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내놓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7일(현지시간) "4월 미국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29만개 늘어나면서 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19만~20만개를 크게 웃도는 기록이다. 이로써 미국의 고용은 최근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4월 고용 증가 규모는 2006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7일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의 '깜짝 실적'이 당장 전 세계에 확산된 유럽발 공포를 일시에 잠재운 것은 아니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9.89포인트(1.33%) 내린 1만380.4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한 주 동안 5.7%가 내리며 월가 금융위기가 최고조로 치달았던 2008년 10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마감했다.

뉴욕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왔던 고용지표가 개선됐고, 독일, 프랑스 등의 의회가 그리스 지원 법안을 승인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그리스에 대한 자금 지원이 실행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 유럽 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국제 증시에 여전했다.

그럼에도 향후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강해질 경우, 남유럽 위기로 인한 공포감에 완충 작용을 하면서 한국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증시도 빠르게 회복시키는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럽발 재정 위기로 인해 이머징마켓이 더욱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비치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위기에 대한 구조적 위험이 부각된 상황에서 미국 고용 지표가 발표되자,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인식이 형성됐다”면서 “현재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자금이 돌아올 수 있는 곳은 아시아를 비롯한 이머징마켓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문제로 인해 방향을 잃은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아시아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우리나라는 IT업종의 호황을 바탕으로 다른 국가보다 비교 우위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월 IT 무역수지는 전년 동기 대비 34.1% 증가한 126억7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머징 마켓에 대한 유동성이 풍부하며, 한국 시장의 주식가치도 매력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