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시네마 리뷰] 친정 엄마

'가족의 이별과 사랑' 식상한 소재 극복한 눈물 연기

　지난해 영화 '애자' 이후에 또 다시 등장한 모녀 간 이야기다. 연극 '친정 엄마와 2박 3일'을 스크린에 옮겨 많은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김해숙 박진희라는 연기파 배우를 캐스팅해 완성도 면에서도 기대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김해숙 박진희는 사실 '최강'의 조합은 아니다. '애자'의 김영애 최강희보단 아무래도 약하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괜찮은 앙상블임엔 틀림없다. 김해숙이 한 대 치면 박진희는 서브를 한다. 김해숙이 엄마의 입장에서 눈물을 펑펑 쏟아내게 한다면, 박진희는 그 눈물의 흐름을 이어내게끔 부족함이 없는 연기를 펼친다.

두 배우의 호흡도 호흡이지만, 이 영화는 가족의 사랑과 눈물이라는 영화의 기본 셀링 포인트를 충분히 잘 살려낸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할리우드에선 '동물 이야기는 망하지는 않는다'는 속설이 있다고 한다. 그처럼 우리나라에서 가족의 이별과 사랑이라는 소재는 너무나 식상하지만, 웬만하면 평균 점수를 받는다. 식상한 이야기를 식상하게 풀어가도 언제나 관객의 눈물샘은 마를 틈이 없다.

'친정 엄마'는 이처럼 새롭다기 보다는 아주 친근하다. 심지어 박진희는 '애자'에서 극중 최강희와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눈물 콧물을 쏟아내게 된다.

그런 면에서 '친정 엄마'는 성공이다. 금상첨화, 연극을 원작으로 했기에 이야기 흐름이 짜임새 있다. 공감가는 상황과 대사들이 팡팡 터진다. 특히 김해숙은 올해 말 주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유력후보로 꼽히기에 손색 없을 만큼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

또 이 영화는 단순히 엄마와 딸의 관계만을 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아빠와 딸, 남편과 아내. 다양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남성이 봐도 정말 마음에 와닿는 영화다.

< 조현성ㆍ청룡시네마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