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유행 定石

〈제2보〉(17~37)=이희성(28)은 입단 16년 차 중견기사. 만 13세 입단은 한국 바둑역사를 통틀어 역대 최연소 20위권 이내에 들 만큼 빠른 기록이다. 각종 기전서 활약해 오면서 한 차례 우승 경험(2004년 신예연승최강전)도 있다. 두텁게 뚜벅뚜벅 황소걸음으로 두어가며 침착함과 끈질김으로 승부를 보는 타입. 성격도 기풍처럼 과묵, 우직(愚直)하다. 연구생 사범을 맡아 후배들을 양성 중인 현역 '교관'이기도 하다.

우상귀에서 최신 유행정석이 등장하고 있다. 변화의 갈래도 많아 수많은 변종(變種)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다. 19만 하더라도 21자리에 틀어막고 백19 때 '가'에 선착할 수도 있다. 아무튼 26까지는 요즘 자주 보이는 최고 '인기품' 중 하나. 27로 28에 단수치지 않은 건 백이 참고도 1 이하의 변화를 택할 수 없다는 뜻이다(▲가 축머리).

따라서 28은 정수였고, 36까지는 피차 외길 진행이다. 흑의 실리와 백의 외세로 갈린, 완결된 최신판 유행정석 중 하나다. 선수를 뽑은 흑이 37로 갈라쳐 들어간다. 흑의 입장에선 침입군이 얼마나 날씬하게 터를 잡느냐, 백으로선 최대한 적을 압박해 대가를 챙기느냐의 기로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