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친구 차의 조수석에 타고 가다가 맞은편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충돌하는 바람에 이마와 가슴을 다쳤습니다. 하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는데, 가해자측에서 이 때문에 저한테 과실이 있다고 합니다. 상대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했기 때문에 제가 탄 차량이 100% 피해자인데도 안전벨트 미착용에 따른 과실이 인정되는 건가요?
A 말씀하신 대로 사고 내용에서는 독자께서 전적으로 피해자인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아 손해가 확대됐다고 판단된다면 피해자의 기본과실이 10% 정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실 비율만큼을 뺀 손해배상금액을 가해자로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데 따른 피해자의 과실 정도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즉, 몸이 차량 밖으로 튀어나가 중상을 입은 경우에는 본인의 책임을 더 크게 보기도 하고, 시내를 운행 중인 택시 뒷좌석에 탑승했을 경우엔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기본 과실을 더 적게 적용하기도 합니다. 유아보호용 장비가 설치되지 않은 택시 뒷좌석에 유아를 안지 않고 옆에 앉힌 채 사고를 당했을 경우엔 피해자의 과실을 적용하지 않은 판례가 있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만 안전벨트 미착용이 과실로 인정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시내에서 운행하는 차량이라고 해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안전벨트가 설치돼 있는데도 이를 착용하지 않은 채 사고가 발생했다면 안전벨트 미착용에 따른 과실을 인정합니다. 사고장소가 시내냐 시외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즉, 시내에서 승합차에 탑승하거나 국도에서 버스에 탈 경우, 법규상 강제로 안전벨트를 매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가 발생해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바람에 손해가 더 커졌다면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참고로 도로교통법에는 운전자는 자동차 운전 시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하며, 조수석 탑승객에게도 매도록 해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또 운전자는 뒷좌석 승객들에게 안전벨트를 착용하도록 환기시켜야 하고 유아는 안전벨트를 매도록 해야 한다고도 규정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