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MONEY] 매매없이 상한가… 수상한 우선株

현재 이 회사 우선주의 총 발행주식 수는 110주에 불과하다. 이 회사가 최근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그나마 우선주 110주 가운데 100주를 회사가 사들여 보유하고 있다. 회사가 보유 중인 우선주를 시중에 내놓지 않는다면, 실제 유동 주식 수는 10주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는 SG충남방적 우선주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런 비정상적 주가 흐름을 보이는 종목에 개미가 투자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SG충남방적 우선주에 대해 어떤 조치를 내릴 수 있을지 현재 규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특히 하반기부터 거래량이 적고 주가가 급등락하는 일부 우선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부 우선주의 비정상적 주가 흐름이 투자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증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증시에서 아예 퇴출시키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가장 비싼 종목 5개를 꼽으라면 무엇일까?

SK텔레콤(액면가 500원)·롯데제과·아모레퍼시픽·롯데칠성·삼성전자 등 많은 사람들이 '황제주'로 꼽는 우량 종목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동방아그로·고려포리머·SG충남방적·수산중공업·대창의 우선주들이 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가장 주가가 비싼 종목들이다. 농약업체인 동방아그로 우선주는 액면가가 500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3월 한때 주당 438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 가운데 주가가 세 번째로 비싼 섬유업체 SG충남방적의 우선주는 지난주 후반 특이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이 회사 우선주는 지난 13일 SG글로벌에서 SG충남방적으로 사명을 바꾸고 500원 액면분할을 거쳐 54만7000원에 재상장됐다. 이후 지난 14일까지 이틀 동안 상한가 행진을 벌였고, 지난 14일 종가는 72만3000원으로 치솟았다. 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는 723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SG충남방적 보통주는 이틀 연속 내리며 지난 14일 1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회사는 거꾸로 우선주가 보통주에 비해 400배 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특히 주가 흐름이 특이했다는 것은 이 회사 우선주가 지난해 9월 3일 이후 단 한 주도 거래되지 않았고, 지난 13과 14일 거래량 '제로'(0)인 상태에서 이틀 연속 '기세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기세 상한가는 당일 매매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지만 상한가에 사겠다는 주문이 있어 상한가로 치솟은 것을 말한다. 국내 증시에서 최근 2년여 동안 기세 상한가가 나온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