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여인… 美를 겨루네

서양화가 임직순(1921~1996)의 작품 세계를 돌아보는 회고전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임직순은 일본미술학교 유화과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광주 조선대 교수로 지내면서 남도(南道)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1970년대에는 작업의 근거지를 서울로 옮겼고, 이 시기에 화풍(畵風)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이전 작업이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색을 추구했다면 이후에는 변하지 않는 본질을 탐구하고자 했다. 사물을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하려 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1980년대부터 1990년대를 중심으로 유화 작품과 드로잉 등 30여점이 나왔다. 임직순은 꽃과 여성을 정열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많은데, 작품 속 여인은 활짝 핀 꽃과 아름다움을 겨루는 것 같다. 〈화실과 소녀〉 등의 작품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5월을 맞아 더욱 생기를 내뿜고 있다.

'색채화가'란 평을 받은 임직순이 표현한 하늘은 연둣빛을 띠기도 하고, 구름은 치자색이 되는 등 자연에 대한 현란한 색 연구를 보여주고 있다. 〈자화상〉은 예술가로서 스스로 성찰하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렸다. 전시는 6월 5일까지 이어진다. (02)543-7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