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삼성전자, 올해 반도체만 9兆 투자… 당초 5兆5000억서 대거 증액
입력 : 2010.05.18 02:54
"천문학적 규모" 세계 반도체업계 긴장
이건희 회장 공격 경영…
"감히 따라올 생각 못하게 격차 벌리겠다는 의지"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업체 삼성전자가 천문학적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전 세계 반도체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세계 반도체 경기가 장기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반도체 증설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신호탄이다.
삼성전자는 17일 올해 반도체 설비 투자액만 기존 5조5000억원에서 9조원대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서원석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액이 전 세계 경쟁업체들의 투자액 모두를 합친 것의 2배 수준"이라며 "더 이상 경쟁이란 단어를 쓰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특유의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로 경쟁업체 긴장
경쟁업체 입장에서는 기존 5조5000억원도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D램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는 올해 2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와 세계 1위 플래시 메모리업체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일본 도시바는 1000억엔(약 1조2000억원)을 들여 신규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D램 3위 업체인 일본 엘피다는 600억엔(약 7150억원)을 투자, 히로시마 공장의 생산 설비를 업그레이드한다.
삼성전자가 천문학적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은 세계 반도체 경기가 장기 호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반도체 증설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신호탄이다.
삼성전자는 17일 올해 반도체 설비 투자액만 기존 5조5000억원에서 9조원대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서원석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투자액이 전 세계 경쟁업체들의 투자액 모두를 합친 것의 2배 수준"이라며 "더 이상 경쟁이란 단어를 쓰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특유의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규모 투자로 경쟁업체 긴장
경쟁업체 입장에서는 기존 5조5000억원도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D램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는 올해 2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와 세계 1위 플래시 메모리업체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일본 도시바는 1000억엔(약 1조2000억원)을 들여 신규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D램 3위 업체인 일본 엘피다는 600억엔(약 7150억원)을 투자, 히로시마 공장의 생산 설비를 업그레이드한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의 설비 투자로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지금도 삼성전자는 PC에 주로 사용하는 D램시장의 32%, 휴대전화·MP3 재생기 등 모바일 IT기기에 주로 사용하는 플래시 메모리시장의 40%를 장악한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절대 강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이 감히 따라올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업계 증설 경쟁 시작되나
반도체 가격은 지난 1년간 2~3배 올랐다. 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업체들이 사실상 투자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2007년 말부터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가격이 급락, 대부분의 업체가 장기간 적자를 냈다. 세계 2위 D램업체인 하이닉스는 작년 2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독일 키몬다, 미국 스펜션은 아예 파산했다. 심지어 삼성전자도 작년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그 후유증으로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반도체업체의 자금 사정이 아직도 좋지 않다.
그러나 세계 경제 호전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반도체 가격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반도체업계에 오랜만에 봄이 찾아온 것. 대부분의 반도체 기업들은 이런 상황을 더 즐기고 싶어했다.
하이닉스반도체 김종갑 이사장은 최근까지 "가까운 시일 안에 세계 어느 업체도 신규 라인이나 공장을 건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은 11조원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설비 증설로 반도체 공급물량이 급증하면 가격이 급락, 경쟁업체들은 치명상을 입는 수 있다.
더군다나 삼성에 맞서 경쟁사들이 증설 경쟁을 벌이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파산할 수밖에 없다. 하이닉스 권오철 사장은 "우리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 단기 이익 대신 장기 시장지배력 강화 선택
단기적으로 대규모 추가 투자는 삼성전자에도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경기도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총 8개의 최신 반도체 생산라인(300㎜ 웨이퍼 사용)을 가지고 있다. 이 8개 라인에서 대부분의 D램과 플래시메모리를 만든다.
만약 삼성전자가 계획대로 최신 라인 2개를 추가해 내년 가동하기 시작하면 산술적으로 생산량이 25% 증가한다.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감안하면 전 세계 D램과 플래시 메모리 생산량이 8~9% 늘어나고 반도체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
또 수조원의 추가 투자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을 준다. 단기 실적에 목을 매야 하는 전문경영인 입장에서는 이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최근 컴백한 이건희 회장의 작품이다. 이 회장이 단기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더 큰 과실을 따자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
이 회장은 "다른 기업들이 주저할 때 과감하게 투자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반도체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투자를 대폭 늘렸다. 작년 7조6000억원이었던 연구개발(R＆D)비용은 8조원으로 늘어난다.
또 원래 올해 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던 LCD 분야에는 총 5조원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충남 탕정에 2조5000억원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의 AMOLED(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 제조 라인을 건설한다.
하이닉스반도체 김종갑 이사장은 최근까지 "가까운 시일 안에 세계 어느 업체도 신규 라인이나 공장을 건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은 11조원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설비 증설로 반도체 공급물량이 급증하면 가격이 급락, 경쟁업체들은 치명상을 입는 수 있다.
더군다나 삼성에 맞서 경쟁사들이 증설 경쟁을 벌이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파산할 수밖에 없다. 하이닉스 권오철 사장은 "우리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 단기 이익 대신 장기 시장지배력 강화 선택
단기적으로 대규모 추가 투자는 삼성전자에도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경기도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총 8개의 최신 반도체 생산라인(300㎜ 웨이퍼 사용)을 가지고 있다. 이 8개 라인에서 대부분의 D램과 플래시메모리를 만든다.
만약 삼성전자가 계획대로 최신 라인 2개를 추가해 내년 가동하기 시작하면 산술적으로 생산량이 25% 증가한다. 삼성전자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감안하면 전 세계 D램과 플래시 메모리 생산량이 8~9% 늘어나고 반도체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
또 수조원의 추가 투자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을 준다. 단기 실적에 목을 매야 하는 전문경영인 입장에서는 이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최근 컴백한 이건희 회장의 작품이다. 이 회장이 단기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시장지배력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더 큰 과실을 따자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
이 회장은 "다른 기업들이 주저할 때 과감하게 투자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반도체뿐 아니라 모든 분야의 투자를 대폭 늘렸다. 작년 7조6000억원이었던 연구개발(R＆D)비용은 8조원으로 늘어난다.
또 원래 올해 3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던 LCD 분야에는 총 5조원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충남 탕정에 2조5000억원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의 AMOLED(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 제조 라인을 건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