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처 못 찾은 저축은행 정기 예금금리 계속 내려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저축은행들이 속출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만기가 똑같으면 통상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1%포인트가량 높은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금리 차가 0.5%포인트 이내로 좁혀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계속 내리는 반면, 시중은행들은 부동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금리를 조금씩 올리면서 역전(逆轉)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 있는
삼보저축은행은 최근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4%에서 3%로 1%포인트 낮췄다. 현재 3%대 중후반 금리를 주는 시중은행들보다 더 낮다. 이 은행은 1년 만기 적금 금리가 연 2%로, 적금금리 연 2% 시대도 열었다.
19일 현재 전국에 있는 105개 저축은행 중 29개 저축은행이 1년 만기 금리로 연 4%를 준다. 연 4%조차 주지 않는 저축은행도 8곳이나 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수신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정작 이를 굴릴 만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기 때문에 정기예금 금리를 내려 일종의 디마케팅(demarketing·고객 밀어내기)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말만 해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3.4%의 금리를 주다가 지난 7일과 14일 각각 0.1%포인트씩 올린 데 이어 19일에도 0.1%포인트 올려 연 3.7%를 준다.
외환은행은 특판 형태이긴 하지만 연 3.67%(19일 기준)를 주는 정기예금을 다음 달 11일까지 판매한다.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지난달 말 연 3.23%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연 3.6%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저축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너무 낮아 매력이 사라진 데다 앞으로도 더 내려갈 가능성도 있어 차라리 6개월 만기 예금으로 눈 돌려 보라고 조언한다. 6개월 후에는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면서 금리가 오를 공산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더구나 1년짜리 예금과 6개월짜리 예금의 금리 차가 0.2%포인트 정도에 불과해 6개월짜리 예금의 매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