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통통해진 中原

〈제10보〉(158~183)=일본은 총 49명이 LG배 본선에 오르는 꿈을 안고 현해탄을 건넜으나 작년에 이어 올해 통합예선서도 전원이 중도 탈락했다. 15명이 나온 대만 역시 마찬가지. 또한 여성 기사, 8명이 참가한 아마추어 군단도 모조리 전멸했다. 모든 국제 바둑행사에 한국과 중국 남성 기사들만 살아남는 현상이 갈수록 굳어져 간다. 종목의 다양화, 동호인의 세계화란 바둑계의 당면 과제를 앞으로 각국이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하다.

흑은 ▲의 반상 최대처를 차지하며 혼신의 추격에 나선다. 161부터 165를 거쳐 171까지도 모두 흑의 권리. 뒤이어 날아간 173도 가장 컸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백의 우세는 꿈쩍도 않고 있다. 전보(前譜) 좌상귀 처리에서 결정적 미스를 범한 죄과다.

174와 175의 교환은 사소하지만 이희성의 섬세함을 잘 보여주는 수. 이 교환 없이 흑이 먼저 177에 단수 치고 넘으면 175는 둘 필요가 없어져 1집 차가 난다. 176은 5집 반 정도의 크기. 178도 흑에겐 아프다. 179를 생략했다간 백 '가', 흑 '나', 백 179로 중앙이 고립된다. 180으로 지켜 중앙이 통통해졌다. 게다가 참고도가 기다리고 있어 181도 안 둘 수 없다. 이제 백 '다'면 흑 '라'. 백의 승리가 갈수록 분명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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