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윤정희 여우주연상 기대했었는데..."

이창동 감독 "각본상 내 이름 불렀을때 너무 죄송…

황금종려상 물망도 부담 커"

"윤정희 선생님 수상을 기대했는데 내 이름이 호명돼 죄송했다."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시'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은 여주인공을 맡은 배우 윤정희에 대한 미안함부터 표시했다.

수상 후 현지에서 진행된 국내 언론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이창동 감독은 "솔직히 여우주연상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다들 상을 안 주면 이상한 거라고 얘기했다"며 "내 이름을 불렀을 때 윤 선생님 얼굴을 못 보겠더라"고 말했다.

윤정희는 "르몽드나 피가로의 평을 보셨을 것이다. 나는 평을 믿는다"며 "각본상이 얼마나 귀한가. 이 감독이 소설가로서, 또 시나리오 작가로 이런 상을 받는 게 너무 좋고 실망은 없다"고 이감독에게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이 감독은 황금종려상 물망에 오른 것에 대해 "사실 기대 하지 않았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기 때문"이라며 "영화에서 작품의 객관적 평가가 어렵다. 나는 안 하는데 남들이 기대를 하고 현지에서도 얘기를 하니까, 날이 갈수록 더해져서 그게 부담스러웠다"고 그동안의 심적인 고통도 털어놨다. 이어 "각본상도 기대 안 했다. 오로지 기대한 것은 여우주연상이다. 관객들, 영화 관계자들이 윤 선생님의 연기에 감동하고 그야말로 끝까지 지지하고 응원했다. 그 자체가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치 노벨상을 바라는 것처럼 황금종려상을 많이 기대해 부담스러웠다. 마음을 비우고 관객들과 우리 만의 방식으로 소통하면 언젠가 황금종려상을 탈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마움을 마음에 지고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